• 박원순은 '제2의 곽노현' 
     
    마키아벨리의 충고: 운(運)은 변덕스럽고, 악의(惡意)를 달래줄 선물은 없다.” 

    金泌材    

     
     “한두 명의 犯法者(범법자)를 본보기로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게 인정을 베풀어서 무질서가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살인과 혼란으로 발전하게 놔두는 것보다 사려 깊은 일이다…(중략) 시간(時間)은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선(善)이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운(運)은 변덕스럽다. 그리고 악의(惡意)를 달래줄 선물은 없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1469~1527년)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君主論)>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君主論>이 중학생 필독도서였기 때문에 여름방학을 이용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쉬엄쉬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박원순이란 인물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이후 다시금 <君主論>을 손에 잡았다. 어린 시절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君主論>의 내용들이 이제는 나의 경험(?)처럼 느껴진다.

    처음 <君主論>을 접했을 때는 마키아벨리를 나쁜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자신이 마키아벨리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그의 어떤 생각이 동일(同一)한지를 여기서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마키아벨리와 동(同)시대를 살았던 인물가운데, 지금의 박원순 변호사와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지롤라모 사보나롤라(Girolamo Savonarola, 1452∼1498)이다.

    사보나롤라에 대한 평가는 극(極)과 極을 달린다. 그러나 개인적 판단으로 사보나롤라는 속된 말로 ‘돌 아이’에 가까웠다. 그는 원래 피렌체의 수도원장 출신으로 1494년 샤를8세(프랑스 국왕)의 이탈리아 침공을 계기로 메디치가를 추방하고 인민(人民)정부를 수립한 사람이다.

    당시 그는 공식적인 정치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사보나롤라는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가 자신의 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1490년에 피렌체로 초대한 인물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수도사였던 사보나롤라는 사회와 교회 양쪽 모두에서 세속적 부패에 대해 신랄한 경고를 퍼부었다. (이는 박원순 변호사가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싸워(?)온 것과 비슷하다.)

    당시 사보나롤라는 시민적 특권을 점점 더 빼앗겨 가던 피렌체 시민들의 불안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지지기반이 사회 불만세력인 것과 유사하다.)

    사보나롤라의 목표는 통상(通商)교역과 인본주의(人本主義) 문화를 배격함으로써 종교적인 신앙부흥운동과 오늘날 근본주의(根本主義)라고 불리는 것을 엄격한 신정(神政)공화주의와 결합하는 것이었다. (박원순 캠프 인사들 가운데 '운동권'이 많은 것과 오버랩 된다.)

    신정(神政)공화주의는 신(神)의 계획을 지상에서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때문에 1497년 사육제(謝肉祭, 카니발)는 사보나롤라의 督勵(독려)로 그의 대중적 추종자들이 시작한 ‘虛榮(허영)의 燒却(소각)’(Pyre of Vanities)으로 끝을 맺었다. ‘虛榮의 燒却’은 서적, 그림, 보석 등 ‘세속적(世俗的)’ 부속물들을 불태우는 엄청난 규모의 불더미였다. -정통(正統)과 전통(傳統)을 거부하는 인간들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

    피렌체의 시민(市民)들은 그러나 사보나롤라의 엄격한 통치방식에 지치기 시작했고, 경제적 여건이 악화(惡化)되자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점에 있어 ‘비리의혹 종합선물세트’로 낙인찍힌  박원순 변호사는 서울시장으로 당선되고 나서도 문제가 될 것이다.)

     

  • ▲ 화형당하는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
    ▲ 화형당하는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


    마침내 교황은 사보나롤라를 파문시키고, 피렌체 시(市) 전체를 그의 설교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사보나롤라와 정치적 동맹을 맺은 자들은 기류의 변화를 감지하고 점점 더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1498년에는 사보나롤라에게 異端(이단) 책임까지 물었다. 결국 사보나롤라는 그가 계획한 ‘허영(虛榮)의 소각(燒却)’과 같은 크기의 불더미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 (운동권의 미래?)

    행동 없이 말만 앞서고 불평-불만에 가득 찬 인간들의 끝이 좋았던 적을 본 적이 없다. 혹자는 ‘비리(非理)의혹 종합선물세트’ 박원순을 감방에서 무상급식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곽노현의 ‘아바타’로 보기도 한다. 그들 특유의 뻔뻔함·거짓과 위선 등의 행태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말도 했다.

    “국가는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행하며 그런 다음에는 무질서에서 다시 질서로 되돌아온다. 유능함은 침묵을 낳고, 침묵은 나태를 낳는다. 나태는 무질서를 낳고, 무질서는 파괴와 파멸을 낳는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폐허로부터 질서가 생기고, 질서로부터 능력과 유능함이 생기고, 마지막으로 영광과 행운이 생긴다.”

    좌파(左派)가 득세하는 대한민국의 현(現) 상황을 역사발전의 한 단계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틀린 지적은 아니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이미 마키아벨리가 지적한 나태와 무질서로 진입한 상태이다. 그 다음은 파괴와 파멸, 그리고 폐허일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종북(從北)세력과 같은 집단의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말했다.

    “공화국(국가)에서는 더 많은 삶이 있으면 있을수록 더 많은 증오, 복수에 대한 더 큰 욕망이 있다. 고대(古代)의 자유(自由)에 대한 기억도 그들을 멈추게 하지 못하며 멈추게 할 수도 없다. 그들의 경우 가장 확실한 길은 깨끗이 쓸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남한 내 종북(從北)세력을 박멸하기 위해서는 몸통인 김정일 독재정권을 타도해야만 한다.

    김필재(金泌材)/spooner1@hanmail.net
    (조갑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