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승유 미소금융재단이사장 ⓒ추진혁 기자
    ▲ 김승유 미소금융재단이사장 ⓒ추진혁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가뜩이나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은 살길이 막막해졌다.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그 의지를 뒷받침할수 있는 종잣돈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제 2금융권의 대출도 여의치 않은데다 대부업체를 기웃거려보지만 살인적인 이자에 한숨만 나온다.

    대출길이 꽁꽁 틀어막힌 요즘, 소득이 적거나 개인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가뭄의 단비같은 대출 상품이 있다. 한국형 소액 서민대출 사업인 미소금융이다.

    돈을 빌려주는것은 물론 자원봉사자들의 경영 컨설팅을 통해 서민들이 자립할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자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미소금융은 다른 나라의 서민 대출사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수장으로서 미소금융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제단 이사장을 만나 사업의 성과와 향후 계획등을 들어봤다.

    ▲미소금융사업이 출범된지 2년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그간 어떤 성과를 거뒀습니까?

    1년 9개월동안 문을 연 지점이 124개입니다. 전국적인 지점망을 통해 총 7만5000여명에게 3800억원을 빌려 주었습니다. 그 가운데 1만명이 넘는 시장 상인들에게 420억원을 대출했습니다. 한푼의 사업자금이 이쉬운 서민들에게 대출 문턱을 낮추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단순히 지점을 늘리는데 만족하지 않고 직접 찾아가는 대출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들은 생계 때문에 하루도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분들을 위해 미소금융에서 직접 찾아가 상담을 해주고 맞춤형 대출 지원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금전적 지원외에 자원 봉사단을 통해 서민들에게 신규사업에 대한 컨설팅 지원을 했습니다. 전문가와 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법률이나 세무, 프랜차이즈 영업, 홍보, 마케팅, 인터넷 활용등을 상담하고 컨설팅해줍니다.

    결국 서민들에게 일어설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고 자활에 대한 희망을 고취시키는데 미소금융이 한몫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성과들이 결국 KAIST,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전남대, 영남대등 전국 10개 대학에 미소금융 관련 과목 (마이크로 교과목) 을 개설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성과가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있지 않나요.

    홍보가 여전히 부족합니다. 전국에 전통시장이 1800군데 정도 있지만 상인회가 결성된 곳은 950여 곳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미소금융 지점들이 지방에 많이 세워졌지만 지방엔 없는 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요. 거저 돈을 주는 곳으로 오해도 많이 하고요. 또 대부업체로 오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소금융은 무담보인데도 금리가 연 4.5%로 상당히 쌉니다. 재원 확보에 문제가 없나요

    휴면예금에서 연간 500억에서 600억 정도 들어오고, 11개 기업과 은행들이 10년간 1조 50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습니다. 미소금융에 참여한 기업과 은행이 기부금을 조기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미소금융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이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재원조달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반기 역점사업은 무엇입니까

    우선 대출규모를 확대하겠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중에만 총 1481억원을 지원해 연간 목표 2000억원을 초과 달성할것으로 전망됩니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기관들과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 전산시스템을 업그래이드하는 작업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그래야만 중복 수혜를 막고 대출 지원업무의 속도를 높일수 있습니다.

    ▲미소금융의 발전적 정착을 위해 당부하고 싶으신 것은 무엇입니까

    첫째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서민들이 장사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단지 돈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돈도 부족하지만 기술과 정보, 노하우도 적습니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준다고 해서 모두 창업에 성공해 빚을 갚을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리 자금을 빌려주는 것은 기본이고 서민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서 성공할수 있도록 각종 사업 노하우와 법률 정보, 홍보 기법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개인 모금에 대한 관심입니다. 향후 매년 대출 상환으로 들어오는 자금 이상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재원 확충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기업은 물론 일반 국민들이 협조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