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소리 한방에 국감장 분위기 '살벌'
  • "짝짝짝"..."누구야? 박수친 게‥나와!"

    신성한(?) 국감장에서 때아닌 '박수 논란'으로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해프닝의 주·조연은 가수 유열과 민주당 최종원 의원이 맡았다.

    지난 19일 오후 3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는 대한가수협회장 태진아 대신 참고인 자격으로 가수 유열이 참석했다.

    사건의 발단은 국정감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호칭 문제에서 불거졌다.

    이날 한나라당 전재희 문방위원장은 국감장에 출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선규 2차관에게 '님'을 붙이며 깍듯이 존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예의를 갖춘 전 위원장의 표현 방식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전병헌 의원은 "국정감사는 국민을 대신해 진행하는 자리인 만큼 장·차관들에게 님자를 붙이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항의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전, 의원님과 생각이 다르다"며 "서로 존중하자는 의미로 '님'자를 붙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한쪽 구석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유열이 전 위원장의 발언 취지에 동감한다는 듯 무심결에 박수를 친 것.

    이때 가만히 앉아 있던 최종원 의원이 나섰다.

    그는 "지금 누가 박수 쳤어? 박수친 사람 누구야?"라고 고함을 치며 즉각 '색출작업'에 나섰다.

    최 의원은 지난 4월 24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지원 유세에서 "그 형 이상득이, 지 동생 대통령 시켜 놓고 자기 고향에 1조원이 넘는 돈을 갖다 퍼부었다. 그 대통령의 마누라라는 사람, 더하다. 그 대통령 집구석이 하는 짓거리가 전부 돈 훔쳐 먹고 마누라도 돈 훔쳐 먹으려고 별짓 다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이처럼 '막말'에 일가견이 있는 최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박수친 사람 나오라'는 고성이 이어지자 유열은 자리에서 일어나 "죄송합니다. 국감에 참석하는 게 처음이라 (관례를 잘 몰라)그런 것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사과 표명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취재진은 "박수 소리 한방에 국감장 분위기가 순간 살벌해졌었다"며 "분야는 달라도 연예계 선·후배 사이일 텐데 서로들 너무 경직된 상태였던 것 같다"고 밝히기도.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유열은 "음원 서비스사업자에 비해 가수 등 시연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너무 적다"며 가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을 호소했으나, 상대적으로 '박수 논란'이 컸던 탓인지 언론으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