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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시골의사의 말, 그럴까?
‘시골의사'로 알려진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 원장은 안철수 교수에 대해 언급하는 가운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우리가 좌우 이념으로 전쟁하고 투쟁할 때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좌우 이념에 갇힐 필요가 있겠느냐?“
우파는 교조적 이념에 갇혀 사는 극좌파와 달리, 박경철 씨가 말하는 바와 같은 세상, 즉 이념으로 전쟁하고 투쟁할 필요가 없어진 세상을 지향한다. 우파 또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이라는 것 자체가 교조적 획일적 전체주의적 이념의 독재에 갇혀 사는 것을 거부하는 세력이다. 이점에서 그런 우파와 극좌파 사이의 싸움은 열린 사회론자들과 닫힌 사회론자들 사이의 싸움이다.
누가 이념으로 전쟁하고 투쟁하는 게 좋아서 그러는가? 이념 싸움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유민주주의적 열린 사회의 원리가 모든 당파들에 의해 압도적으로, 보편적으로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도 이념으로 전쟁하고 투쟁하는 것 아닌가?
예컨대, “천안함은 북한소행이 아니다”고 누가 말할 경우 그것이 북한소행이라고 믿는 사람들로서는 기가 막힐 것이다. 그래서 나이 많은 유가족 어머니가 참여연대 사무실에 달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항의 받은 측은 끝내 자기들 의견을 굽히자 않았다. 이래서 싸움은 하기 싫어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어머니, 좌우 이념에 갇혀서 투쟁하지 마세요”라고 한다면 그게 말 될까?
우리는 이념 따위에 갇히지 않고 그저 꽃게잡이나 하고 자식이나 잘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어는 날 갑자기 김정일이 대포를 쏴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대포 맞은쪽으로서는 “야 김정일 이놈아 왜 그러느냐?”고 항변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옆에서 누가 “우리가 사격훈련 한 게 죄”라고 염장을 지르면 피해자들로서는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며, 싸우기 싫어도 싸울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럴 때 “여보시오, 거 왜 쓸데없이 좌우 이념으로 투쟁하는가?”고 딱하다는 듯 쯧쯧쯧 혀를 찬다면 그게 말 될까?
천안함 연평도 갈등에서 "이념으로 전쟁하고 투쟁하지 않으려면” 대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천안함 연평도로 굳이 열나게 다투지 말고 그 시간에 정보과학적 실용주의로 나가자? 하, 누가 그런 세상 싫다고 했나? 그런 세상보다는 ‘김정일 만세 이념’에 갇힌 세상 만들자며 대포 쏴대고 어뢰 쏴대는 상대방이 있으니까 이 고생이지! 그리고 그런 대포 쏴대고 어뢰 쏴대는 놈 편드는 이념에 갇힌 상대방이 있으니까 이 고생이지! 대관절 어쩌란 말인가?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