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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모바일 메신저 '챗온'을 들고 나왔다. 삼성판 '카카오톡'이 등장한 것이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2강 체제로 굳혀진 국내 모바일 시장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삼성전자는 내달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이파(IFA) 2011에서 모바일 메신저 '챗온(ChatON)'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식 서비스는 오는 10월께로 알려졌다.
삼성판 카카오톡, 모바일 시장 접수할까?
삼성판 카카오톡 '챗온'은 기존 모바일 메신저와 기능, 서비스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경우 기존 커뮤니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상당하다. 네이버의 네이버톡, 네이트의 네이트톡 등이 뒤늦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합류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챗온'은 다르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는 삼성의 독자적인 운영체제(OS) 바다 플랫폼과 갤럭시 시리즈 제품에 기본 탑재된다. 기존 메신저와 기능은 비슷할지 몰라도 접근성에서 뛰어나기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등 다른 플랫폼에도 향후 지원될 전망이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챗온'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된다. 특히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면 새로 앱을 깔아야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진다. 이는 '챗온'이 국내뿐 아니라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팔리는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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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 시각도 있다.
현재 카카오톡의 사용자수가 우월하게 많기 때문이다. 29일을 기준으로 카카오톡의 사용자수는 2,200만명. 마이피플도 1,200만명이다. 이들이 모바일 메신저 '대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특히 이날 카카오톡은 투자사 5곳으로부터 해외진출을 위해 206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화를 위한 투자에도 한발 앞선 행보다.
아무리 삼성전자라고 할지라도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톡이라는 공식을 깨기는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너무 큰 상대가 나타났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기존 시장에 삼성전자의 등장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챗온', 기능은?
삼성전자의 '챗온'은 전 세계 120여개국, 최대 62개 언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1대1 및 그룹 채팅, 단체 메시지를 지원하고 사진·동영상·음성쪽지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도 전송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채팅방을 그룹별로 관리할 수 있으며 채팅 중 공유한 콘텐츠는 '트렁크'라는 별도의 공간에 자동 저장된다.
채팅방 참여자는 저장된 콘텐츠에 댓글을 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내는 등 채팅방을 마이크로 커뮤니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마이 페이지 공간에서 댓글을 남길 수 있는 '친구에게 한마디'와 대화 상대의 말풍선 개수로 빈도를 측정해주는 '친밀도 순위' 기능이 있다. 애니메이션 메시지 기능 등도 갖췄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 이호수 부사장은 "챗온은 삼성 전자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글로벌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핵심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일 것"이라며 향후 서비스 투자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