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이어 ‘희망버스’에도 친노·야당과 다른 목소리 “지금 세상에 좌우 나누는 건 구한말 성리학적 논쟁” 주장도
  • 안희정 충남지사가 “희망버스로는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할 수 없다”는 소신발언을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오는 9월 2일 충남 금산에서 열리는 인삼엑스포를 홍보 중인 안희정 지사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심한 듯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희망버스’와 관련, “자발적인 국민적 동참 열기와 취지는 높게 평가할 만하나 그런 식의 투쟁방식으론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안 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안 지사는 특히 정치권의 희망버스 참여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이 문제는 엄연히 노사 간의 문제”라며 “그들 나름대로 룰(Rule)을 만들어야지, 보니까 시민은 없고 이익 집단만 있던데 정치권이 (노조 편에 서서) 노사 간에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지사가 맡고 있는 충청남도 아산에는 민노총이 개입해 직장폐쇄 사태까지 벌어진 유성기업이 있다. 그는 좌파 진영으로부터 유성기업 사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안 지사는 “내가 조현오 경찰청장이나 충남경찰청에 공권력 투입을 하루만 늦춰달란다고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나에게는 공권력 투입, 기업의 직장 폐쇄를 막을 권리 등 권한이 전혀 없다”며 “무한 권한을 주지 않고서 무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정말 답답하지만 내가 충남지사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민노총의 투쟁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해당 기업의 경영진과 노조의 수뇌부가 싸우려면 제대로 싸워야지 지금처럼의 각개전투로는 문제 해결이 절대 될 수 없다”며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타워크레인 점거농성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이 입법 등의 방법으로 중재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건 충남지사 안희정의 과제가 아니라 노동운동의 과제”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나라의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도 안 지사는 자신만의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보수는 박정희 정권이 독재정권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말고, 진보는 맥아더 동상에 쇠사슬을 걸지 않으면 싸울 일이 없다”며 “나는 항일 운동과 5·18 민주화 투사들이 똑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또한 “여전히 19세기, 20세기식 1국 국가의 중상주의 관점으로 좌우,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것은 구한말 성리학자들의 논쟁일 뿐”이라며 “모기장에 모기가 다 들어와 있는데, 모기장을 두겹 치느냐 마느냐의 (실속 없는) 명분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최근 좌파들로부터 ‘미지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도 “손 대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지금처럼 민주당이 야3당에게 끌려 다니는 건 민주당 역시 시민보다는 이익집단만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익집단들은 집권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