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어린이기자단 소속 초등학생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해 관가에서 화제다.
김 장관에게 당차게 인터뷰를 요청한 어린이 기자는 전남 순천북초등학교 6학년 위상비 학생(여). 위 기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외교관을 꿈꿨다. 롤 모델은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었다. 그러기에 위 기자는 김 장관과 꼭 인터뷰를 해보고 싶었다.
-
마침 청와대 어린이 기자들에게 미션이 떨어졌다. ‘나의 미래의 꿈을 향하여’라는 테마기획으로 ‘롤 모델’을 찾아 보라는 것이다.
청와대 어린이 기자지만 ‘장관님’에게 연락할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위 기자가 찾은 방법은 트위터. 용기를 내 지난달 16일 트위터로 김 장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4일 뒤 바로 답변이 왔다. 김 장관 역시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준 것이다. 인터뷰 내용은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에 실렸다.
위 기자는 “요즘 장관님의 일정이 바쁘셔서 연락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7월20일 메일로 인터뷰 답변서가 도착했다”고 그 때의 기분을 전했다.
질문도 어린이 기자답지 않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독도 상공을 비행한 뒤 일본이 보인 태도에 대해 물었다. 우리나라 외교의 어려운 점이나 김 장관이 바라는 외교부의 모습도 질문에 들어갔다.
위 기자는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에서도 순천지역 정보를 잘 전하는 친구로 통한다. 마을 축제, 거리패션 등을 취재해 보도하고 순천지역 공무원들도 스스럼 없이 인터뷰 하곤 했다. 지역에서는 동시를 잘 쓰는 어린이로 평가 받는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위 기자는 지난해 3월부터 청와대 어린이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언니를 따라 한 학년 아래인 동생 청비양도 청와대 어린이 기자다.
위 기자는 9일 김 장관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반응을 전했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은 주로 “김성환 장관님처럼 대단하신 분을 어떻게 취재했냐. 신기하다”고 했다. “대단하다”는 칭찬도 받았다고 위 기자는 말했다.
페이스북 댓글도 장관을 인터뷰한 위 기자에 대한 친구들의 칭찬과 부러움이 가득하다. 경북대교초등학교 김미령(6학년) 친구는 “저도 외교관이 꿈인데 외교부 장관님을 인터뷰했다니 부럽네요”라고 했다. 서울월촌초등학교 김윤영(5학년) 친구는 “어떤 직업이든지 잘 이루어낼 것 같아요”라며 꿈을 이루라고 격려를 보냈다.
위 기자는 “저의 롤 모델이신 분에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트위터로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무시하지 않고 답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더 존경스러운 맘이 생겼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커서 그런 분들처럼 다른 사람의 롤 모델이 된다면 김성환 장관님처럼 친절하게 답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소감도 밝혔다.
-
-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자료사진
다음은 위 기자와 김 장관의 인터뷰 내용.
위 기자 : 안녕하세요? 청와대 어린이 기자 6학년 위상비입니다.
김 장관 : 위상비 기자님, 안녕하세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인터뷰가 우리 어린이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위 기자 : 장관님께서 바라는 외교통상부(이하 외교부)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김 장관 : 외교통상부가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들을 위해 발로 뛰는 외교관들이 넘치는 부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외교부가 우리 국민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위 기자 :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 장관 : 아무래도, 우리와 같은 민족인 북한이 핵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다, 연평도 포격 사태와 같이 도발을 자행하고 있어 걱정이 큽니다.
주변 국가들과의 긴밀한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위 기자 : 얼마 전 대한항공이 독도를 시험 비행한 후 일본 외무성이 대한항공 이용을 자제시킨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 장관 : 대한항공 이용 자제는 우리나라의 민간 기업을 제재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울러 우리 정부와 국민은 이웃국가로서 대지진을 겪은 일본을 돕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를 통해 양국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위 기자 : 장관님께서는 어릴 때부터 외교관이 꿈이었나요?
김 장관 : 예, 사실 저는 어릴 적부터 외교관만 목표로 삼은 건 아니었고 큰 기업을 경영하는 사업가가 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었습니다.
위 기자 : 저는 외교관이 되기 위해 학교 공부 외에 한국사, 일본어, 영어, 한자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장관님께서는 외교관이 되기 위해 특별히 더 공부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김 장관 : 외교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벌써부터 여러 외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다니 기특합니다.
다만 공부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도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갖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위 기자 : 외교관이 된 후, 어느 나라에 가보셨나요?
김 장관 : 외교관은 해외근무를 필수적으로 하는데 저는 미국, 인도,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오스트리아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출장가본 나라까지 합치면 적어도 100개국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관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도 한 달에 절반은 출장 차 해외에서 보내고 있습니다.위 기자 :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김 장관 : 지난달 우리나라가 배출한 자랑스러운 반기문 총장님께서 임기 5년의 유엔사무총장에 연임되어 앞으로 5년 더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총장은 이처럼 보통 임기가 10년에 달하고 대륙별로 순환하면서 선출하기 때문에 제가 사무총장이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다만 위상비 기자에게는 유엔사무총장에 도전할 기회가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위 기자 : 김성환 장관님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김 장관 : 앞서 말씀 드린 반기문 총장님이 저의 롤 모델 중 한 사람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반 총장님 가까이에서 근무했는데 정말 보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외교부 사람들이 하는 농담 가운데 “반기문 총장 반만큼만 해도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랍니다.위 기자 : 외교관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김 장관 : 35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한 명을 집어내기가 참 어렵네요.
최근에 만난 사람 중에는 백혈병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이현경 학생이 기억납니다.
생각과 달리, 의외로 씩씩해 더욱 기특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더라도 꿈을 잃지 않는 자세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위 기자 : 저를 비롯해 외교관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김 장관 : 외교관처럼 무엇이 되겠다는 꿈과 함께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도 같이 꾸기를 바랍니다. 결과를 이루는 데만 매몰되면 그것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있거든요.
또한 외교관은 다른 나라사람들을 상대하는 직업인 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