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붓기 우려…伊 등에 자구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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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재정 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유로존 재정난 확산의 불을 끄기 위한 유럽 정상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쪽은 프랑스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휴가 중임에도 지난 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케머런 영국 총리 등과 전화통화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을 주도했다.
앞서 지난 4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내 위기를 겪는 국가의 채권 매입을 재개할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인인 트리셰 ECB 총재는 유로존 문제가 2차 국면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본격 대응 자세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난 확산 진화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프랑스 은행들이 이탈리아 채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느긋한 태도다.
ECB 소식통에 따르면 옌드 바이드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4일 ECB의 국채 매입 재개 방침에 반대표를 던졌다.
재정위기의 핵심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채권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지만, ECB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만 매입한 것도 독일 등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로존의 재정 지원에 여유가 있는 것은 공교롭게도 독일 뿐이다.
영국도 지난 세계금융위기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상황이 좋지 못하다. 반면, 독일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5% 상승해 유로존의 평균 0.8% 성장을 상회했다. 특히 고용이 꾸준히 늘어 지난 6월 6.1%의 실업률을 보이는 등 상대적으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독일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걱정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2.4%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3%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내 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하더라도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지탱하는 독일 경제가 당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지나치게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것이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한 조건 없는 자금 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독일 내부 전문가들의 우려다.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은 7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구제하기에는 이탈리아 경제가 너무 규모가 크다는 점을 독일 정부가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유럽내 경제규모 3위로 그리스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슈피겔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가 1조8천억 유로(2조6천억 달러)로 이탈리아의 총생산의 120%로 추정된다.
실질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기금이 4천400억유로인 EFSF는 이미 그리스, 아일랜드 및 포르투갈 구제만도 벅찬 상황임을 독일 측이 부각시키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독일의 일관된 입장은 이탈리아는 예산과 적자규모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결국 유로존 해결의 열쇠는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이 갖고 있다.
이탈리아 등이 내놓는 자구계획안이 자금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을때 독일이 움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독일의 유로존내 위상을 높이는데에도 긍정적이라는 판단도 독일이 돈을 푸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시중은행의 한 애널리스트는 "종국에는 유로존 위기 국가의 부채를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떠안는 방식의 해결책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독일 입장에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을 하는 방식은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