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부처 장·차관 등 50여명 참석 ‘매머드급’ 회의홍준표 “국익 위해 최선 다하면 국민이 지지할 것”김황식 “청년 실업 해소 등 일자리에 최선을 다할 것”임태희 “당정청은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하나의 선단(船團)”
  • 한나라당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1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당과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당·정·청 가운데 민생 정책 현안을 주도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표가 MB 정부 후반기 여권의 주도권은 당이 쥔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호스트’ 자격으로 첫 인사말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제시해도 국회가 이를 완결 짓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당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 김황식 국무총리 등 각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이 2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매머드급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홍준표 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황식 국무총리 등 각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이 2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매머드급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홍준표 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이날 회의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과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정책위의장단이 대거 참석했다.

    청와대와 정부 측에서도 대규모 인원이 자리했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8개 부처 장관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주요 수석들이 모습을 보였다.

    정부 실·국장과 청와대 비서관까지 합하면 참석자 수만 50명이 넘는 ‘매머드급’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는 “국익과 민생을 위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은 8월에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야당 대표를 만나 민생법안의 처리에 협조를 구하겠지만 청와대 실장 등 관계수석도 국민에게 법안취지를 알리고 야당 설득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우리가 국익을 위해 옳은 길을 간다는 확신을 갖고 최선을 하면 국민이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황식 총리는 지도부가 당을 ‘서민정당’ 이미지로 가져가겠다고 천명한 것에 대해 “정부는 당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국정 현안에서 서민생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최근 고용 사정이 다소 나아지는 모습이지만 청년 실업 해소에 최선을 다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공급과 주택시장 안정, 복지 서비스 향상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마 피해가 예년보다 줄었다지만 전국 곳곳에 수해로 인명 재산 피해가 있기에 하루 속히 수해 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선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민생 대책, 큰 틀에서 합의

    그러면서 당정청은 ‘민생예산 당정협의회’를 구성해 내년도 예산안에 민생예산을 적극 편성키로 했다.

    당에서는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기재부장관을 중심으로 협의회를 운영해 정부 예산안의 편성 단계에서부터 필요한 민생예산이 반영돼 국회로 제출되도록 조치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향후 소득구간별 차등지원과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방안을 당정 협의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복지사각지대 해소 문제에 대해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 근로장려세제, 사회보험제도 등 여러 분야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후 당정이 협의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서 당이 정부 대책의 미흡을 지적함에 따라 당정이 조속한 시일 내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마련해 실시키로 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하반기 거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안정에 두겠다고 밝히면서 당에서도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

  • ▲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등 당정청 수뇌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황식 국무총리,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등 당정청 수뇌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황식 국무총리,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 당정청, 우리는 공동 운명체

    회의 참석자들은 ‘당정청간 화합과 단결’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기도 했다.

    임태희 실장은 “홍 대표를 비롯한 신임 당직자가 신속하게 민생 및 친서민 정책을 제시하고 토의하는데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당정청 각 당사자는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정청이 공동 운명체이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하나의 선단(船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힘들어하는 국민들이 오늘 우리의 이 회의에 많은 관심을 가지리라 본다. 첫 당정에서 유익한, 살아가면서 힘들어하는 소외된 분들이 희망을 갖도록 하는 정책토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우리가 국익을 위해 옳은 길을 간다는 확신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국민이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산적한 난제가 있지만 당과 정부가 긴밀히 협조하면 충분히 해결할 것”이라고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