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의원들 "대다수 '반대'..측근인사에 국조 증인 거론"홍 대표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발언도 도마위.."불쑥 발언 안돼"
  •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이 가시화 되면서 한나라당 내 반발기류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여당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놓고 의총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이다.

    상당수의 참석자는 권 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 방침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홍준표 대표의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도마위에 올랐다.

  • ▲ 법무부장관에 내정된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 연합뉴스
    ▲ 법무부장관에 내정된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 연합뉴스

    정태근 의원은 "권 수석은 국조의 증인 요청을 받고 있다. 잘못된 인사가 반복돼 왔는데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주부터 시작되는 저축은행 국정조사에 자칫 발목이 잡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홍준표 대표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실제 당내 다수 의원들이 부적절한 인사라고 하고 있음에도 홍준표 대표는 당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하는 것이 아닌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게 과연 적절한가"라면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고위원들이 직을 걸고 이번 인사가 강행되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당부했다.

    주광덕 의원도 "청와대는 6공 시절에 민정수석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사례가 있다고 변명하고 있다.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당 의원들 뿐만 아니라 민심과도 동 떨어지고 시대정신에도 맞지않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주 의원은 "법무장관 인사를 당 대표가 의원들의 의사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불쑥불쑥 말을 하는데 앞으로 당 운영을 그렇게 하면 독선적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의 김성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관리 공정성 시비의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는 측근인사는 집권당인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은 임기말 국정운영과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무리한 인사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 수석은 최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갈등 당시에도 볼썽사나운 모습을 제대로 풀어내거나 막지 못했다"면서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들은 권 수석의 장관 내정에 대해 대체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이(친이명박)계의 입장은 달랐다. 참모출신의 내각 진출이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다.

    조해진 의원은 "권 수석은 검찰에서 존경받는 분으로 알고 있다. 한나라의 반대 논리는 그가 참모 출신이라는 것인데, 나는 지난 정권에서부터 한나라당이 그런 논리를 내세울 때부터 동의하지 않았다"며 권 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 의총을 요구한 민본21의 김세연 의원은 "의총 소집 최소요건인 17명(재적의원의 10분의 1)의 서명을 받아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의총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이 적절한지 터놓고 토론하자는 의미로 의총소집은 민본21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