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곤 마을서 봉사활동...79세 참전용사 위로-초청
  • ▲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디스아바바 케베나 지역을 방문해 자원봉사들과 함께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다.ⓒ청와대
    ▲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디스아바바 케베나 지역을 방문해 자원봉사들과 함께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다.ⓒ청와대

    “사람들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오지(奧地)를 찾으라”

    이명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떠나기 전 에티오피아 일정과 관련해 참모에게 지시한 말이다. 에티오피아 방문 중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봉사활동을 꼽고 외부인이 잘 가지 않는 곳을 찾으라는 지시였다.

    아프리카 순방 마지막 나라인 에티오피아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봉사활동에 매달렸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아디스 아바바의 4대 빈곤지역 중 한 곳인 케베나에서 현지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생활 여건을 둘러보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직접 점검했다.

    에티오피아는 1인당 국민소득(GDP)이 400달러 정도의 저소득 국가로 의료 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도심 빈민촌의 사정도 열악한 실정이다.

    이 대통령은 소독약통을 직접 짊어지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하지 않을 사람은 따라오지도 말라"면서 마을 구석구석을 돌았다.

    젊은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장 청소를 했던 이 대통령은 능숙하게 하수구와 마을 공동화장실 등에 소독약을 뿌리고 마을 주민을 만나서는 `샬롬'이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케베나 마을 학생으로 구성된 `피플 투 피플(People To People) ' 축구단에게 축구용품을 기증하고 격려했다. 몇몇 어린이가 태권도 시범을 보이자 "자기 키보다 더 높이 찼다. 자세 나온다"면서 연방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에 어린이들은 이 대통령을 둘러싸고 `반짝반짝 작은별'과 자신들의 축구 응원가를 합창해 답례했다.

    이 대통령과 함께 봉사 활동에 나선 순방 동행 취재단은 1시간여 현지 어린이 축구단과 축구시합을 하고 어린이들에게 기념품을 증정하는 등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79살의 참전용사 집을 방문해 "한국은 항상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한국에 초청할 테니 꼭 한번 오라"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6,000여명을 파병한 에티오피아에 대한민국 정상이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참전국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대통령 내외는 양-한방 대통령 주치의와 의무실장도 직접 참여한 가운데 현지인의 체온을 직접 재고 약품을 나눠 주는 등 의료 봉사활동도 펼쳤다.

    봉사활동 후에는 양국 관계 증진에 가교 역할을 한 봉사단원과 비정부기구(NGO) 대표, 교민 등 70여명과 만찬 간담회를 열어 격려했다.

    봉사 활동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외원조홍보대사인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과 탤런트 박상원-정애리(월드비전 홍보대사) 등도 참석해 빈곤 퇴치를 기원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에 힘을 보탰다.

    이 대통령 내외는 또 명성병원과 라스데스타 병원을 잇달아 방문해 입원한 환자들을 위문하고 의사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인 생명을 소중히 여겨 치료하는 게 천사와 같다. 모든 계획이 뜻대로 이뤄지길 바라고 현지인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종교단체 지원으로 건립한 명성병원에는 의료진 360명이 연간 10만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라스데스타 병원에는 KOICA를 통해 안과와 일반 외과 분야의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 중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는 10일(현지시간)에도 짬을 내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서 봉사활동을 계속한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가난한 농촌마을인 가레아레라를 찾아 공용화장실과 마을회관 신-개축 공사, 우물 울타리 개보수 등 마을 환경 개선사업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 내외는 또 이동 진료 차량의 의료진과 함께 환자 검진을 돕고 치아 위생교육도 벌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모두 마치고 전용기 편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