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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7일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회담 내용을 자세히 공개하고 실무협상 과정을 일부 설명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당초 공동 발표문과 회담 분위기 정도만 공개하기로 약속했는데 민주당이 이 같은 합의를 깨고 세세한 발언까지 언론에 전한 점이 섭섭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김두우 홍보수석은 회담 관련한 두 번째 브리핑에서 “민주당 쪽에서도 상당히 그런 부분(회담 내용을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신의, 성실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또 “실무협상 과정에 있었던 얘기를 노출하지 않고 실무협상단이 굉장히 진지하게 협상한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민주당이 백 브리핑을 통해 회담 내용을 세세하게 공개하고 나서자, 이 대통령의 발언 부분에 대해 "정확한 기록과 다소 차이가 있다"며 3차 브리핑을 자청했다.
"크게 틀린 부분은 없지만, 부분적으로 바로잡을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저축은행 사태, 검찰 수사, 대학등록금 인하 방안, 한-미 FTA 등과 관련해 민주당이 전한 이 대통령의 발언들을 조목조목 수정했다.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오랜 문제"라고 말하다, 혹여 과거 정권 탓을 하는 듯 보일 수 있어서 "과거 전 정권의 문제라고만 보지 않는다"고 일부러 얘기했다는 것이다.
대학등록금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야당 내부의 사정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하게 가야 한다. 이걸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공립대 (등록금이) 50% 올랐다. 그 때는 반값 말이 하나도 안 나왔는데 사실 내가 집권하고 3년 동안 평균 3%정도 올랐다. 그런데 지금은 반값 등록금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수석은 '부산저축은행에서 모두 1조원이 빠져 나갔는데 검찰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특혜 인출이 85억원뿐이라고 했다'는 손 대표 지적에 대한 이 대통령 발언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나도 감정적으로는 영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국민들의 정서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완벽하게 조사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김 수석은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검찰 수사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검찰 수사권에 대한 침해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게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FTA 문제에 대해 손 대표가 "정부가 다시 이것을 수정하고 재협상하는 노력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그건 안 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받았다.
김 수석은 "야당에서 이렇게 백 브리핑을 하고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일부라도 내놓은 데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다소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왔으나, 일단 공식적으로는 아쉬움 표명 정도로만 그쳤다.
힘겹게 조성한 민주당과의 화해 분위기를 훼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도 "민주당이 크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고 부분적으로 오해가 있을 것 같은 부분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잘못 전달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잡아야겠다는 것이고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