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기만 하고 내릴 줄 모르는 하방경직성 문제"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물가가 현재 발등에 떨어진 가장 큰 불"이라며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날 한 조찬강연에서 "물가는 공급 측 충격이 큰 상황에서 수요측면 압력도 상존한다"며 "현단계 발등에 떨어진 가장 큰 불"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물가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박 장관은 "정부가 그동안 탁상에서 수립한 정책이 현장에서 따로 노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막기 위해 품목별 미시대책이 현장에서 겉돈 것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안정을 위해) 이른바 `팔 비틀기'보다는 시장친화적이면서 창의적인 대안을 강구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물가의 하방경직성에 주목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천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요품목의 물가 추이는 미국의 것과 뚜렷이 대별된다"며 "미국은 주요 품목 가격이 올랐다가도 여러 요인에 의해 하락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가격이 한번 오르면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뚜렷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어 "여기에는 독과점적 시장구조로 인한 거품과 초과이익 등이 개입돼 있지 않느냐는 의심이 든다"며 "좀더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입규제 완화, 정보공개 강화, 불공정거래 감시 노력 등이 더욱 가속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신비 인하와 관련, KT 관계자가 '물가는 시장에서 정해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취지로 질문하자 박 장관은 "가령 망을 임대해 재판매하는 사업자가 빨리 출현해 경쟁이 활발해진다면 가격을 낮추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쟁이 좀더 촉발돼야할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와 관련해서는 "수도권 미분양 등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며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키고 주택경기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전·월세 등 주거비 안정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경기전망 대해서는 "수출 호조와 고용·소득 증가 등으로 추세수준의 경기회복세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세 둔화로 소비회복세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굳건한 `정신력'으로 정권 후반기 경제정책을 이끌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마라톤으로 치면 30㎞ 쯤 와 있는데, 통상 그정도 지점에 이르면 기본기나 체력보다 정신력이 더 중요하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 정신력과 투지로 완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