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홍준표 라인에 결집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최대 변수
  • 한나라당 7.4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두고 당 대표 예비후보들의 치열한 레이스가 예고된 가운데 친박(親朴)계 지지를 등에 업은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 점차 부상하고 있다.

    반면, 그간 친이(親李)계 유력 주자로 꼽혔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30% 반영안과 1인2표제 경선 룰이 확정된 이후,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 홍준표 ‘날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홍 전 최고위원이 올해 초부터 朴心(박심)을 잡기위해 부단히 공을 들인 결과, 지금의 순기류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전 최고위원은 지난 4월 “지금은 박근혜 시대, 나는 박 전 대표의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라고 선을 그으면서 방향성을 확연히 드러냈다.

    유력한 대권후보인 박 전 대표와 연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이후 친박계 중진의원들은 중립을 지키면서도 공감대를 쌓을 수 있는 홍 전 최고위원에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양측의 연대설을 뒷받침할만한 정황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홍 전 최고위원과 친박계 중진 의원들이 수시로 만나왔으며, 최근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놓은 ‘전대 룰’과 관련해서도 양측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단독 회동한 지난 3일에는 박 전 대표의 측근 의원이 비공개적으로 홍 전 최고위원을 찾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은 친이계 일각에서도 홍 전 최고위원에게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친이계 핵심 인사로 알려진 전 국회의원이 물밑에서 홍 전 최고위원을 지원사격하고 있으며, 현 친이계 의원 일부도 적극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친이계 박준선 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최대 위기를 맞은 수도권 상황을 감안할 때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원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정치력과 순발력,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 제격”이라고 밝혔다.

    친박계 유승민 출마 ‘임박’

    이처럼 홍 전 최고위원이 각 계파의 지지에 힘입어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당권 향배를 가를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변수 중 하나는 바로 친박계 원년 멤버인 유승민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다.

    친박계 최다선(6선)인 홍사덕 의원과 재선의원 13명은 10일 낮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전대 후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회동에서는 재선의원 13명 중 2명을 제외한 11명이 유승민 의원의 전대 출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사덕 의원은 “친박계 재선급 의원 사이에서는 유승민 의원으로 의견이 대체로 모아졌으며, 중진의원들을 만나 논의해보겠지만 다른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조만간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출마 의사를 피력한 뒤 다음주 초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친박계 내부에서 홍준표-유승민 두 의원을 두고 의견이 양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박근혜 전 대표가 무게를 어느 쪽으로 둘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1인2표제’라는 규칙을 감안할 때, 친박계에서 나란히 두 의원을 선택한다면 다른 계파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 나경원·원희룡 ‘스타’가 움직인다면?

    당초 친이계가 밀려고 했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불리한 입장에 놓인 상황에서 나경원·원희룡 두 스타급 의원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나 전 최고위원과 최근 친이계 유력주자로 자리매김한 원 전 사무총장이 출마에 나설 경우 당권 경쟁에 지격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들은 아직까지 결심을 굳히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두 사람이 결국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원 전 총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청와대 및 친이계와 소통할 수 있고, 친박계의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구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나 전 최고위원은 女心(여심)과 男心(남심)을 동시에 흔들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대중성을 갖고 있고 계파성이 상대적으로 옅어서 주목된다.

    특히 선거인단이 기존 1만명 이내에서 21만여명으로 대폭 늘어난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30%나 투표 결과에 반영되는 만큼, 김 전 원내대표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원희룡 카드’가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 핵심 인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박근혜 전 대표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나 전 최고위원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고, 원 전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층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나 전 최고위원은 당내 조직이 약한 점이, 원 전 최고위원은 당내 ‘보수층’의 거부감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