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새로 맡고 싶은 사람, 미리 나가 국민과 소통해야"질책보다는 내년 총선 염두에 둔 참모진 배려가 더 담긴 듯
  • 질책일까, 배려일까.

    이명박 대통령의 5월중 청와대 참모진영 개편 의도를 놓고 여러 각도의 해석이 구구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온도차가 달리 느껴진다. 지난 28일 청와대 수석들과의 티타임 때를 두고 이른 말이다.

    이 대통령의 관련 언급이 쟁점이 된 것은 28일 오후부터 29일 오전을 전후해서다.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질책에 가까운 듯 보였다. “딴 생각하는 사람들은 청와대를 떠나라”는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딴 생각하는 사람들’은 청와대 참모로 있으면서 내년 총선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비서관급 이상을 이른다.

    이 표현만 빌자면 이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들과 함께 티타임을 가지면서 참모들을 나무란 듯한 분위기다. 그것도 화를 내면서 한 말 같다.

    그러나 29일 오후, 청와대 한 관계자의 말을 빌자면 나무란 듯한 뉘앙스는 달라진다. 질책이 아니라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참모들에 대한 이 대통령의 ‘따뜻함’이 담겨 있어 보인다.

    티타임 때로 돌아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되돌려 보자.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당시 "지역구 새로 맡아 하고 싶은 사람은 미리 나가 국민들과 소통하는 준비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지역구 새로 맡아 하고 싶은 사람’이란 국회의원 출마에 도전하는 참모를 말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선거를 보면 국민의 뜻이 아주 엄중하다”고 말했다. 그냥 예전처럼 ‘내가 출마하겠다’고 해서 당선되는 분위기라 아니라는 언급이다. 그래서 “(청와대) 일을 해야 하는데 지역구에 대한 활동을 해야 되는 양쪽 과제를 가진 사람은 본인이 생각을 정리해서 결정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를 두고 “국회에서 일하고 싶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야기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 다음 정부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국민들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라는 것이다.

    출마 경험이 없는 사람 중 지역구를 새로 맡아서 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진심으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조언 비슷한 말도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질책과는 확연히 온도 차가 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4.27 재보선 결과를 보고서는, 내년 선거판에 뛰어들려는 참모들을 걱정해주는 뉘앙스마저 풍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참모진영 개편 폭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작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문책성이 아닌 만큼 내선 총선 출마자들을 대상으로만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