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기금 대기업 견제, 현실성 없다”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26일 "대기업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공적 연기금이 주주권 행사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재계는 반발을 하고 나섰다.

KT 관계자는 이날 "'연기금의 목적이 국민의 혜택을 위한 것일 텐데 목적대로 쓰였는지만 잘 판단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KT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연기금 운용 목적이 국민의 혜택을 높이는 것인데 경영 효율만 생각해서 통신요금을 올린다면 이젠 또 요금 비싸다고 지적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현실성에 떨어진다"며 반박하고 있다. 모 대기업 관계자는 "연기금이 대기업의 주식을 사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투자 목적인 것 아니냐. 실적이 좋고 배당이 많으니까 하는 것이지 감시하자고 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정부 정책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투자와 고용, 납세 등을 통해 동반성장하거나 사회에 이바지하면 되는데 기업이 제 역할을 못하니까 감시의 대상이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연기금이 기업을 견제하는 주장이 기업 자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

재계에서는 곽 위원장의 발언에 반대 입장을 펴면서도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곽 위원장의 의견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