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수입 담배 가격 일제히 ↑편의점마다 판매량 급증, 시세 차익 노리기도
  • 25일 오후 1시쯤 서울시청 인근 한 편의점.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30대 남성이 편의점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30대 남성이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 ▲ 25일 서울시청 인근 한 편의점 담배 진열대. 편의점 직원은 담뱃값 인상 소식 이후 판매량이 2~3배 급증했다고 했다.ⓒ 뉴데일리
    ▲ 25일 서울시청 인근 한 편의점 담배 진열대. 편의점 직원은 담뱃값 인상 소식 이후 판매량이 2~3배 급증했다고 했다.ⓒ 뉴데일리

    “한 박스 달라니까요. 창고에 있잖아요. 부탁이에요. 우리 부서 직원들 담배 내가 책임지기로 했는데 이거 참…”

    하지만 종업원은 당신이 처음은 아니라는 듯 침착하게 “안된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재고가 한 박스뿐이에요. 손님에게 다 팔고나면 다른 손님들이 난리가 나요. 1인당 한 보루 이상은 안팝니다.”

    오는 28일부터 담뱃값이 오른다는 소식 이후 편의점마다 흔히 벌어지는 현상이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인 BAT코리아는 현재 2500원에 판매되는 던힐, 켄트, 보그 등 3개 상품을 각각 200원씩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편의점 직원은 “지난 주말에만 담배 판매량이 평소의 2~3배에 달했고 직장인이 출근한 오늘만 벌써 수백갑을 판매했다”며 “가장 많이 팔리는 던힐의 경우 벌써 물량이 바닥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근처 한 편의점은 담뱃값이 오르는 날까지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 판매량을 조절하는 궁여지책까지 내놨다. 하지만 판매하는 종업원 입장에서는 일일이 손님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아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편의점 종업원은 “편의점 입장에서도 28일까지 판매할 재고가 남아있어야 해서 대량 판매를 꺼리고 있지만 고객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1~2보루씩 찾는 고객에게 판매를 안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 종업원은 “인근 소매점들이 차익을 노리고 경쟁업체의 담배를 구입하는 것만 조심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담뱃값 인상은 수입 담배만 국한된 것이다. KT&G는 최근 “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으며 현재로선 인상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