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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경북 상주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환영나온 주민들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대구-경북이 소프트한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이명박 대통령이 16일 경북 상주를 찾아 상주시청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유력 인사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작은 것을 만들어서 돈을 비싸게 받는 그런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상주에서 열린 자전거 축전 개막식에 참석하는 길에 지역 유지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허탈해 하는 이 지역 민심을 달랠 목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을 잘 선택해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을 닦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중후장대한 산업이 들어오는 도시는 거칠다. 욱하는 성질 갖고는 소프트한 산업을 하기 힘들다"고 말을 이었다.
"기업이 굉장히 예민한 곳으로, 어디에 가서 투자할 것이냐 (결정)할 때 그 도시의 환경과 굉장히 밀접하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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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경북 상주시청에서 대구, 경북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또 "우리 도시가 과연 정치도시냐, 경제도시냐 하는 특색을 정해야 한다. 정치 도시도, 경제도시도, 과학도시도 아니면 정착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기에 "대구-경북은 정말 뿌리내릴 산업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언급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금 싹이 트려고 하는 것이므로 이때가 매우 중요하다. 소프트한 산업을 유치하려면 도시 분위기가 소프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이) 소프트하게 가려는 열의가 굉장히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반도체가 아무리 커도 의료산업보다 규모가 작다. 첨단의료 관련 비즈니스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2배가 된다. 갈 길이 다 보이는 것"이라고 이 대통령은 조언했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에 섬유와 같은 전통산업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한 듯 "사양 산업은 없다. 시대 변화를 잘 읽어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관용 경북지사와 김범일 대구시장은 신공항과 상관없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지사는 "어려운 때이지만 전적으로 박수를 보내고 따르겠다. 우리 손으로 선택한 지도자이기에 그렇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TK 지역에 유치해달라는 듯한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 세대와 자식들에게까지 세계 전선에서 경쟁하며 살 수 있도록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시장도 "안타깝고 좌절의 분위기도 있지만 대통령을 끝까지 사랑하고 밀어드리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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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청와대제공
다만 그는 "공항이 됐으면 (환영인파가) 10배는 많이 나왔을 텐데"라며 다소 여운이 남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찬에는 이밖에 성백영 상주시장, 한나라당 이인기, 이철우, 성윤환 의원 등을 비롯한 관계, 교육계, 언론계 등 TK 지역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맹형규 행정안전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 장관이, 청와대에서는 정진석 정무수석, 권재진 민정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김두우 기획관리실장, 이동우 정책기획관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오후 12시20분부터 오찬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장인 상주시청 앞 연도에 학생과 지역주민 등 1500여명이 나와 환영하는 것을 보고 이 대통령이 버스에서 하차, 200m 가량을 걸어가며 일일이 악수를 하느라 간담회 시작 시간이 30분 늦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신공항 백지화 직후라 비우호적인 기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다른, 이 같은 환영에 고무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