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무수석 모임으로 처음으로 자리를 같이 한 역대 정무수석들. 왼쪽부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주돈식 전 문화체육부 장관, 이원종 전 공보처 차관, 손주환 전 공보처 장관, 정진석 수석,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연합뉴스
6공화국 이후 청와대의 전,현직 정무수석비서관들이 처음으로 자리를 같이 했다. 현직인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8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재임한 역대 정무수석을 초청해 이뤄진 오찬 자리다.
이 자리에는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손주환 전 공보처 장관(이상 노태우정부), 주돈식 전 문화체육부 장관, 이원종 전 공보처 차관(이상 김영삼정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이명박정부) 등 역대 정무수석 6명이 함께 했다.
같은 분야 업무를 수행한 역대 장관의 모임은 종종 이뤄지지만 정무수석은 정권마다 국정 이념 차이가 뚜렷해 이렇게 모이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이강래 의원과 유인태 전 의원은 선약 등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해 `좌.우'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 수석은 인사말에서 "진작 자리를 함께 해야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늦어졌다"면서 "역대 정무수석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가르침을 주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오찬에서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최근 논란이 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고 한다.
최병렬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의 얘기를 잘 경청하느냐"면서 "최근에 주변 사람들이 이 대통령의 인사 문제에 대해 특히 쓴소리를 많이 한다.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만 쓰지 말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 전 대표는 이어 "대통령은 늘 민심을 살펴야 한다"고 현 정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이에 정 수석은 "이 대통령은 늘 귀를 열고 있다"면서 "외부에서는 `소통이 안된다, 일방주의다'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늘 민심의 한복판에 서 있으려고 하는데 이를 잘 알리지 못한 것은 우리의 능력 부족 때문이다"라고 자성했다.
이원종 전 수석은 "내가 강원도 사람이지만 양양 공항은 대표적인 국가 기간사업 실패 사례"라면서 이 대통령의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매우 위중한 상태인 것 같다"면서 "정권 재창출의 주체는 대통령이 아니라 당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각자 도생의 길을 가면서 대통령을 탓할 게 아니라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는 게 옳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손주환 전 장관은 "내가 정무수석을 할 당시에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다수계인 민정계를 달래가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어떻게 띄워 줄까 고민했다"면서 "계파의 조율을 잘하는 게 정무수석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손 전 장관은 "정무수석은 욕먹는 자리"라고 정 수석의 고충에 공감을 나타냈고, 정 수석은 "지금도 실컷 욕을 먹고 있다"고 답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