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東에서 왜 왕들은 버티는데 대통령들은 쓰러지는가?  
      
     대통령과 王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다르다. 王은 장기집권과 세습이 당연한데, 대통령의 경우엔 욕을 먹는다. 
    趙甲濟   
     
     튀니지, 이집트, 요르단, 예멘, 리비아, 바레인, 오만,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에 이어 지난 금요일부터는 시리아에서 反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선 민주화 혁명이 성공, 독재자가 물러났고 리비아에선 內戰(내전)으로 발전했다. 바레인은 사우디 등 걸프만 국가들의 군대를 불러들여 시아파 시위대를 진압했다. 예멘에선 장군들이 잇따라 살레 대통령에 반대, 시위대와 합류하고 있다. 요르단에선 王이 개혁을 약속, 수습단계에 들어갔다. 神政(신정) 전체주의 체제인 이란은 무자비하게 시위를 탄압했다.
     
     소용돌이 속에서도 王國(왕국)의 王들은 대체로 잘 버티는데 공화국의 대통령들은 넘어가고 있다. 이미 물러났거나 퇴장 직전에 처한 튀니지의 알리,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의 카다피, 예멘의 살레는 모두 장기집권한 대통령들(카다피는 지도자란 호칭을 갖고 있다)이다. 시리아도 대통령이다. 수습단계에 들어간 요르단, 바레인, 사우디, 오만은 왕국이다.
     
     왜 왕들은 버티는데 대통령들은 쓰러지는가? '전쟁의 神' 나폴레옹이 했던 말이 있다.
     "나는 전쟁에서 한 번만 져도 돌아갈 곳이 없어지는데, 왕들은 백 번을 져도 돌아갈 고향이 있다."
     
     대통령과 王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다르다. 王은 장기집권과 세습이 당연한데, 대통령이 장기집권이나 세습을 하면 욕을 먹는다. 王은 선거를 할 필요가 없지만 대통령이 선거, 그것도 공정한 선거를 하지 않으면 반발을 부른다. 王國에선 議會(의회)가 무기력해도 넘어가지만 공화국에선 議會가 정부를 견제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화를 낸다.
     
     王은 한 집안이 대대로 국민들을 다스리다가 보니 국민과 王家 사이엔 愛憎(애증)이 쌓이고 이게 권위로 전환된다. 王의 권위는 엄청난 통치력이다. 대통령에겐 그런 권위가 없다. 대통령이 장기집권으로 실적을 남겨도 王의 권위에 미치지 못한다. 장기 집권한 대통령이 王을 흉내 내어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면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진다.
     
     유럽의 모범적 민주국가들중 많은 나라가 왕국이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등. 아시아에선 태국과 일본이 대표적인 민주적 왕국이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킹즈 스피치'(King's Speech)란 영화는 현재 영국 왕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 조지 6세의 이야기이다. 영국의 왕실과 평민 사이의 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데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