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동에 北인권이... 

     희망은 항상 좁은 문에서 열린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좁은 문으로 몰리지도 않는다. 역사는 그래서 항상 외로운 첫 발로 시작한다. 인사동에서 한동대학교 학생들이 주관한 북한인권 실태 전시회에 1만 5천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주로 20대 젊은이들이...이건 외로운 출발이었나, 성황(盛況)이었나? 북한 인권 참상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외롭고도 외로운 시작이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사회의 이념적 편향을 기준으로 보면 대단한 성황이라 할 만하다. 

     텔레비전 연속극 ‘김탁구’나 ‘시크릿 가든’을 보고 감동을 받는 젊은이들이다. 그런데 그들 중 절대다수가 아마 ‘북한 인권...’ 하면 감동커녕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해서, 실감이 나지 않아서,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설마 그러랴 하는 생각에서, 남한 ‘수구꼴통’이 싫어서, 남한 아닌 북한이 ‘민족적’이라는 생각에서...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 중 뒤의 두 경우는 아예 상종을 하고 싶지 않다. 설득이 먹힐 자들도 아니다. 그러나 앞의 세 경우는 어떻게든 무얼 좀 알게 해 주야 한다. 알게 해 주는 데는 탈북 동포들과 북한 인권 운동가들의 실감 나는 ‘북한 참상 알리기’가 가장 중요하다.

      로버트 박 같은 운동가의 생생한 체험담, 장진성 시인 등 탈북 인텔리들과 수용소 체험자들의 이야기...들을 시청각 자료와 함께 알려 주면, 사람인 이상에는 ‘김탁구’ 나 ‘시크릿 가든’보다는 조금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아니,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논픽션은 픽션보다 더 진하고, 더 진한 것에 더 큰 감동을 받아야 정상적인 인간 반응이니까.

      군사실무 회담 결렬과 관련해 저쪽 편드는 자들을 보고 “저런 것들 잡아먹는 귀신은 없나” 하고 울화통을 터뜨리다가, 인사동 갤러리에 달아 오른 북한 인권 참상에 대한 많은 청년들의 관심을 보면서 상한 마음을 달래본다.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북의 압제와 학살을 종식 시키는 것이다. 북한 인권 참상에 대한 대한민국 청년들과 세계 양심의 분노의 불길로 !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