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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최근 세대교체를 일으킬 만한 신차들을 대거 출시했다. 엑센트부터 아반떼, 쏘나타와 그랜저까지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 결과 현대차는 올해 1월에만 국내 5만5412대, 해외 25만4388대 등을 판매했다. 세계 시장에서 작년보다 14.2% 증가한 30만 9800대를 판매했지만 국내시장의 판매율은 오히려 7.3%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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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형 그랜저와 아반떼 외관 ⓒ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국내 판매 부진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 '디자인'문제는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토론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의견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현대차가 추진해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유려한 역동성)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쳐’는 물이 흐르는 듯한 역동적인 움직임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 특히 현대차가 통일된 패밀리 룩을 강조하면서 최근 출시된 아반떼와 엑센트, 쏘나타, 그랜저까지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물론 신차들의 역동적인 외형과 젊은 디자인은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단숨에 인기를 끌며 전년대비 15% 상승한 판매량을 기록하는데 일조했다.
반면 국내의 일부 네티즌들은 "각각의 차들에 개성이 없다"면서 '판박이' 디자인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통일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측면의 볼록하게 솟은 옆 라인은 브랜드를 각인시켜주는 패밀리룩을 넘어서 전반적인 디자인까지 비슷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의 소리도 들린다. 개별 브랜드의 디자인으로서는 탁월한데 네 종류의 차를 한꺼번에 모아 놓으면 크기만 다를 뿐 너무 비슷한 이미지를 준다는 게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현대차는 패밀리룩을 강조한 통일성으로 가야 할지 각각의 차에 차별성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역동성을 강조한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주도해온 현대차 수석디자이너가 최근 미국 GM사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잭 수석 디자이너의 이동이 현대차의 패밀리룩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현대 측은 "플루이딕 스컬프쳐는 글로벌 업체로의 도약을 위해 현대차가 준비해온 디자인 철학인만큼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국내 소비자들의 엇갈린 반응에 현대차가 어떤 변화를 시도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패밀리 룩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차종별 개성을 살려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