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물 쏟아져 2070선 붕괴

  • 이집트에서 몰아친 모래바람은 역시 거셌다.

    이집트 유혈사태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코스피가 힘을 쓰지 못하고 2,070포인트선이 무너졌다. 
    31일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38.14포인트(1.81%) 급락한 2,069.73으로 마감했다.

    간신히 2,080선에 턱걸이하며 개장한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쏟아진 외국인 매물에 2,070선 부근까지 후퇴했다가 장중에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2,090선 근처까지 올랐지만 장 마감이 가까와질수록 외국인 매물은 점점 늘어난 반면 기관의 매수 강도는 약해져 이달의 코스피는 2,07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건설업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내렸고 정유나 화학업종의 주요 기업은 오히려 수혜 종목으로 인식돼 상승하는 등 증시가 전반적으로 이집트발 불확실성에 파묻힌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한 전문가는 "당분간 이집트 사태의 진행에 따라 우리 증시가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설 연휴 기간이 끝난 뒤 미국의 경제지표나 중국의 긴축 관련 정책들이 가시화되면 기존 추세를 회복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이 또한 이집트의 영향을 받게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 6천938억원은 '옵션 쇼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는 4.45포인트(0.84%) 내린 523.01로 출발한 뒤 외국인보다도 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팔자에 나서며 낙폭을 확대, 6.08포인트(1.15%) 내린 521.38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 일본과 홍콩이 이집트 사태에 대한 우려 속에 하락했지만, 중국은 장기 연휴를 앞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히려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18% 하락 마감했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38%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0.6%가량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H주지수는 상하이증시의 강세에 따른 영향으로 0.1%정도의 상승세로 반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