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MB정권에서 '아주 잘 나가는 인사'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방송사 사장이 될 수 있게끔 도와달라며 '충성맹세'까지 했다"고 밝혀 정치계와 언론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양 전 기획관은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청와대는 방송의 '쪼인트'를 이렇게 깠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2006년 어느 날 풍경이 떠오른다. 모 방송사 사장 선임을 앞둔 시기였다"라면서 "한 사장 후보가 저를 만나자고 집요하게,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연락이 왔다. (그 후보는) 해당 방송사 출신이지만 한나라당과 연관성이 깊고, 누가 봐도 보수적 성향의 인사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청와대가 인사에 끼어들기 어려운 상황인데 만나자고 하니, 만날 이유가 없어 피했다"라며 "위계를 써서 제가 참석한 저녁 모임에 엉뚱하게 나타나 접근을 시도했다. 어쩔 수 없이 만났을 때 그가 던진 말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양 전 기획관은 특히 그 모임에서 이 인사가 "'현재 사장이 방송을 장악 못해 비판적 보도가 많다, 확실히 장악해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 임기 말인데 (방송장악이) 중요한 문제 아니냐, 거기엔 내가 적격이다, 특히 노조 하나는 확실히 장악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그럴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나를 밀어 달라, 난 한나라당 사람이 아니다, 믿고 도와달라', 이런 얘기였다"라면서 "사실상의 충성맹세이자 은밀한 다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사장 선임 결정권을 가진 분들은 이사회 이사들이니 그 분들 만나 (선거운동) 잘해 보시라'고 돌려보냈지만, 씁쓸했다. 방송에 대한 시각이 섬뜩했다"라며 "그 분이 이 정권에서 아주 잘 나가고 있고, 그 분의 명예가 있으니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겠다"고 덧붙여 충성맹세를 한 인사가 현 정권의 요직에 있음을 에둘러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