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소프트웨어, 북한 하드웨어 지원"
  • 북한이 비밀리에 미얀마의 핵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보여주는 미국 외교전문이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위키리크스로부터 입수해 9일 공개한 지난해 8월7일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정보원은 미얀마가 평화적 목적의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북한의 협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정보원은 미얀마 주재 호주 대사에게 미얀마와 북한의 협력은 재래식 무기분야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얀마 핵개발에서 러시아가 "소프트웨어"를 맡고 북한은 "하드웨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얀마 육군참모총장인 투라 슈웨 만 장군이 2008년 11월 북한을 방문했다고 밝히고 국제사회의 제재 하에서 미얀마는 북한과의 관계 강화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10일 외교전문은 이 정보원이 자신의 이전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며 미얀마와 북한의 대화는 단지 탐색 단계로 북한 강남호가 미얀마로 향하다 회항한 사건 이후로 모든 것이 보류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외교전문에는 북한 기술자들이 미얀마에서 핵시설로 의심되는 지하시설 건설과 미사일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2004년 8월27일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북서쪽으로 480㎞ 떨어진 마궤 지역의 지하 군사시설 건설 현장에서 북한 기술자들로 보이는 약 300명이 목격됐다.

    익명의 목격자는 북한 기술자들이 미얀마인들의 도움을 받아 약 150m 높이의 지하 군사시설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작업을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외교전문은 이들 북한 기술자들이 지대공 미사일(SAM) 조립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원이 300명 가량이나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2004년 1월20일 외교전문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 사업가를 인용, 마궤 지역에서 원자로 1기가 건설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 사업가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커다란 강철봉을 실은 선박이 거의 매주 도착하며 이 강철봉이 '공장 건설'에 쓰인다는 말을 들었다며 강철봉의 크기로 볼 때 이는 일반 공장보다 더 큰 규모의 시설에 쓰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외교전문은 이 지역에서 핵시설이 건설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미얀마의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는 소문은 2002년부터 나돌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