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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한 보수와 2012
자유주의 보수주의 진영은 한나라당이란 정당에 대해 이제야말로 냉엄하고 착시(錯視) 없는 판단을 내릴 때가 되었다. 한나라당의 정체성 바꾸기에 대한 자유-보수 진영의 비판을 평하는 그들의 어법(語法)은 딱 한 마디다. "지들이 가면 어딜 가?"
이 말은 한나라당이 자유주의 보수주의 진영에 대해 "우리에 대한 동류(同類)의식을 갖지 말라"는 통고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자유-보수 진영에 대해 "너네들 우리 말고 그럼 좌파한테 표 찍어 줄래? 절대로 그렇게는 안 하고 못 할 걸? 그렇다면 미우나 고우나 속절없이 우리 한나라당한테 표 찍어 줄 수밖에...그런 주제에 무슨 따따부따 시비야?" 하고 능멸한다.
이건 한나라당의 행배(向背)에 대한 지나치게 과장되고 부정적인 편견 아니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한나라당 사람들의 동향을 아직 세세히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미흡한대로 한나라당 말고 기댈 언덕이 또 있느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없다. 정당을 또 하나 만든다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민심의 추이로 보아 혹시 이런 사태가 빚어질 확률과 가능성은 없을까? 예컨대 2012년 4월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지고, 그 대신 12월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범보수 우파 후보가 간신히 이기는 경우 말이다.
그럴 경우, 한나라당의 총선 패배는 그들의 작금의 처신과 선택이 부른 보수 유권자의 대거 이탈의 결과로 간주될 것이다. 그리고 범보수 우파 후보의 대선 승리는 유권자들의 위기의식이 구사일생으로 만들어 준 결과로 인식될 것이다. 유권자가 한나라당의 행태(行態)와 양태(樣態)에 대해서는 노(no)를, 그러나 범보수 우파 후보의 정권 재창출에 대해서만은 1mm 차이로 예스(yes)를 해주는 식이다.
지금으로서는 장차 총선과 대선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점칠 수 없다. 다만 자유-보수 진영으로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등, 오늘의 집권세력 에 대한 지금까지의 호불호(好不好)를 총선과 대선에서 여지없이 표(票)로 분출 시켜야 할 것이다,<류근일 /본사고문, 언론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ticic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