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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등의 감사 인사로 채워진 이명박 대통령의 15일 제52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은 문구 하나까지 이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라고 한다.
사전에 녹음하는 연설은 일본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했다. 소음이 많았지만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자발적인 협조를 해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빨리 하고 싶어 마이크를 잡았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녹음) 환경이 안 좋았지만 (이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았고, 연설문의 문구도 직접 쓰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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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애착이 큰 회의였던 만큼 이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 준비과정과 결과 및 평가, 그리고 남은 과제와 이번 회의를 통해 얻은 수확을 기록물로 남겨 향후 외교활동은 물론 국정운영에 반영할 방침이다.
즉 '서울 G20 정상회의 백서'를 만든다. 이는 G20 정상회의 폐막과 동시에 뉴데일리가 공개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는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고 일회성 행사는 더욱 아니다"며 "정상회의를 새로운 문화가 확산할 기회로 삼아야하고, 이를 위해 일상의 잘못된 관습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의에서는 '서울 G20 정상회의 평가 및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와 보고가 있었고, 후속조치로 오는 25일 전문가 포럼 행사인 '글로벌 코리아 비전선포식'(가칭)을 열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 행사를 통해 G20 정상회의에 대한 평가와 남은 과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상회의로 국격이 높아진 만큼 대한민국이 내부적으로 품격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주문도 이런 맥락에서다.
또 "각 분야별로 어떤 잘못된 관습을 바꿔야하는지 살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은 이번 회의 결과를 향후 국정운영에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실제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글로벌 코리아 비전선포식은 내년도 국정운영과 어떻게 연결해 갈지에 대한 얘기"라며 "포스트 G20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신 기풍을 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식 대전환도 계획 중이다. "그동안 가진 주변국가로서의 (국민적) 정서에서 벗어나 세계의 공동번영을 대한민국이 견인한다는 리더 국가로서, 책임 있는 국가로서 국민 정서를 확립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G20 의장국에 걸맞는 내부의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김 대변인은 "G20에 걸맞는 내부의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국제 표준에 이르지 못한 국내의 불균형을 찾아내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 백서'는 이런 방향에서 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이번 백서 제작의 가장 큰 목적은 G20 정상회의 개최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향후 외교활동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 말고도 경제 분야의 경우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 굵직한 회의를 개최했고, 이를 통해 주요 인적네트워크도 형성하는 효과도 얻었다. 때문에 이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지속시키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외교'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 대변인은 백서 제작의 이유로 "이번에 고난이도 회의를 준비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경험 등을 향후 외교활동에 반영되도록 관련 기록물을 만들고, 관리.계획을 수립해 정비할 필요가 있어서 (백서 제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코리아 비전선포식' 행사 준비는 대통령 산하 미래기획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에서 과제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또 조만간 G20 정상회의 성공에 협조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