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10여 종목에 시세조종 의혹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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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세력들의 이야기를 긴박하게 그려낸 영화 '작전'에는 주식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도록 서로 짜고 고가에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이 나온다. 위장된 사고팔기로 주가를 끌어올려 일반 투자자를 유인한 뒤 팔아치우는 방식이다.
만약 동일인이 여러 계좌를 개설해 이런 위장거래를 한다면 '가장매매'에 해당한다. 모두 전형적인 시세조정 수법들이다.
이러한 혐의가 있는 사례들이 발견돼 한국거래소가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4일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9월 하순 코스닥A 종목에서 이틀에 걸쳐 49만 주에 달하는 집중적인 매수가 이뤄졌다. 특히 둘째 날에는 오후 1시 이후에 매수가 몰리면서 6.4% 급등세로 마감했다.
이튿날에는 개장 전 3.8% 더 높은 가격에 매도 주문이 나왔고, 개장 이후 오전 10시40분까지 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장중 7.1%까지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를 기점으로 오전 11시55분까지 보유 물량을 모두 팔아치웠다. 이날 전체 매수량 196만주 가운데 122만주(62%)가 가장성 매매로 거래소 측은 분석하고 있다.
김성태 시장감시1팀장은 "주로 코스닥을 중심으로 10종목가량을 대상으로 2~7일 간격으로 메뚜기식으로 옮겨다니며 치고빠지는 시세조정 양상을 보였다"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분산한 가장매매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계좌군은 올해 하반기 들어 '메뚜기형 시세조종'을 반복하는 것으로 거래소는 파악했다. 거래소 측은 정밀조사에서 혐의내용이 확인되면 금융감독당국에 통보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갑작스러운 호가 급등, 매매수량 증가 등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