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現代史란 저수지에 파이프를 꽂아보라!  
     따로 샘물을 팔 생각을 접어야.

    趙甲濟      
      
      보수, 우파, 자유, 애국은 지금 한국에서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좌익, 반역, 守舊, 독재도 서로 같은 뜻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보수 지도자가 되려면 지난 65년의 한국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긍정해야 한다. 이것은 事實과 헌법에 부합되므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비판적으로 긍정한다는 뜻은 대한민국의 과거事를 공정하게 따지고, 또 있는 그대로 보면 좋은 점이 압도적으로 많아 자연스럽게 긍정하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한국 현대사는 거대한 저수지이다. 이 저수지엔 汚物도 있지만 대체로 맑은 물이 많이 담겨 있다. 물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이 저수지에 파이프를 연결하고 동시에 淨水器(정수기)를 달아야 한다. 오래된 물을 정화하여 공장에도 대고 농사에도 쓰면 물장사는 부자가 되고 마을은 풍요해진다.
      이것이 바로 보수의 철학인 溫故知新(온고지신)인 것이다. 역사와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되 그것을 오늘의 관점과 필요에 따라서 改新하여 계승 발전시키는 자세이다.
     
      자칭 우파, 자유, 애국 인사들 중에는 다른 방식의 물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를 보고는 더렵혀졌다고 오판한다. 원래 저수지에는 1%의 오물만 들어 있어도 더럽게 보인다. 事物을 피상적으로 보는 이들은 더러운 表層만 보고는 깊은 곳에 있는 건강성과 역동성을 놓치기 쉽다. 이 물장사는 따로 샘물을 판다. 맑은 물이 나오긴 하는데 한 家庭(가정)이 먹고살 정도이다. 이 정도의 水量으로써는 마을과 공장을 움직이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에 파이프를 댄다는 것은 현대사를 긍정하면서 과거의 영광과 오욕을 다 끌어안고, 淸濁(청탁)을 함께 들여마시는 超人의 태도이다. 니체가 말한 超人은 바다와 같은 사람이다. 더러운 것까지 다 삼키되 자신의 영혼은 결코 더렵히지 않는다.
     
      현대사의 저수지에 파이프를 댄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다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이다. 이는 패배주의나 기회주의, 또는 타산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높은 도덕성이다. 지도자가 도덕적 優位에 선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역사적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도자가 이런 정면승부의 자세를 취할 때 사람들은 감동하고 따른다. 얄팍한 계산으로 책임을 피하려는 지도자와 역사적 책임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지도자는 이미 무게가 다르다.
     
      역사와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자신의 책임으로 끌어안은 인물을 찾는다면 현대사에선 李承晩, 朴正熙, 더 거슬러 올라가면 李舜臣, 金方慶, 金庾信 같은 사람들이다.
      한국 現代史라는 저수지의 담수량은 엄청나다. 약간의 오물을 피하려고 이 거대한 저수량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판단력과 계산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지도자 자격이 없다. 이 저수지에 한번이라도 파이프를 연결해본 사람이면 그 힘을 알게 된다. 한민족의 哀歡(애환), 전통, 미풍양속, 소망, 陰德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거대한 힘이기 때문이다. 이 저수지에 축적된 민족의 에너지는 지난 60년간 건국-호국-산업화-민주화를 이룩했고 앞으로 자유통일을 해낸 여세를 몰아 一流국가를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이 저수지에 파이프를 꽃는다는 것은, 원자력 발전소보다 더 강력한 축전지에다가 애국의 정치적 엔진을 直列(직렬)로 연결하는 것과 같다.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에 파이프를 꽃는다는 것은 또 이 저수지의 댐을 무너뜨리려고 구멍을 파고 있는 남북한의 守舊좌파 세력과 대결하는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애정과 자랑이 자신의 신념으로 전환될 때 그 사람의 눈은 빛나고 목소리는 국민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그 목소리는 민족사와 현대사를 관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향하여 울려퍼지면서 메아리를 만들 것이다. 이런 저수지를 활용하지 못하는 바보는 절대로 農夫가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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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현대사를 긍정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1. 한국 현대사를 만들어간 지도자와 국민들의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감사한다는 뜻이다.
      2. 한국 현대사를 만든 것은 대통령을 포함한 국민 전체이며 오늘의 대한민국은 우리의 공동작품이라는 뜻이다.
      3. 한국 현대사의 밝은 점만 미화한다든지 어두운 점만 강조하지 않고 빛과 그림자를 다 같이 인정하자는 것, 즉 사실대로 보고 평가하자는 뜻이다.
      4. 인간을 관념적 존재, 또는 완벽한 존재로 보지 않고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살아 있는 실체로서 바라보면서 구체적으로 평가하자는 뜻이다.
      5. 한국이 처했던 현실적 상황을 살피면서 그 속에서 최선의 代案은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하면서 평가하자는 뜻이다.
      6. 한국 현대사의 뿌리가 되는 우리 민족사의 흐름을 잘 읽고 그 유산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키자는 자세이다. 전통의 계승 속에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며 과거 부정을 통한 개혁은 파괴로 결말난다는 것이다.
      7. 한국 현대사를 긍정한다는 것은 인간의 삶을 비롯한 모든 사물을 긍정한다는 뜻이며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고 선배세대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역사와 부모와 조국에 대해서 고마움을 잊지 않는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