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김 여사, 대우조선해양 연임 로비 연루"이종혁 "여야 대치 상황서 영부인 거론 개탄"與 "면책특권 보호막에서 무책임 발언...좌시안할 것"
  •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이 열린 1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지목했고,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이 "막가파식 음모론"이라고 맞서며 공방이 벌어졌다.

  • 강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이 갑자기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이는 더 큰 몸통을 감추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며 "천 회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구제를 위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로비했고,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에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거액의 연임 사례금을 1000달러짜리 AMEX(American Express Bank) 수표 다발로 김윤옥 여사와 황태섭 동서에게 전달했다"며 "이를 감추려고 '천신일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해 2월19일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대우조선해양 이사진에게 남 사장의 연임 의사를 전했다"며 "그 다음날인 2월20일 이사회에서 남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산업은행 주변과 국회, 청와대, 검찰에서 다 나온 얘기인 만큼 이에 대한 수사는 간단하게 할 수 있다"며 "남 사장은 천 회장와 김 여사를 통해 로비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남 사장은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가 1월26일 골프 중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자 김 씨의 처로부터 김 여사의 방문 날짜를 확인해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남 사장은 김씨의 처로부터 둘째 언니의 남편을 소개받아 2월초 청와대 관저에서 김 여사를 만나 연임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뒤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이와 관련한 수사를 촉구했고, 이 장관은 "근거를 주시면 보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뒤이어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이런 류의 소설식, 찌라시 정보는 안본다"며 "소설 쓰지 마시고, 근거와 팩트를 제시해라. 이렇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자질을 국민들께 도매급으로 넘기는 정치 하지 말고, 정도 정치하시라"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또 "막가파식 음모론에 개탄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여야가 대치상황에서도 영부인을 거론하면서 이런 무책임한 발언을 대한민국 국회의원 입에서 거론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권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강 의원의 발언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오남용해서 근거도 없이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영부인 로비의혹 거론한 것"이라며 "대통령과 영부인을 모욕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강 의원은 무슨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지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증거도 없이 민형사상 면책특권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대통령 영부인 상대로 무책임한 발언했다면 한나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