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에 텃밭 '무사안일'대응까지 결국 '참패'당 지도부 쉬쉬...이용섭 "(호남)빅뱅 올수도" 경고하고 나서
  • "(호남)빅뱅이 올 수도 있다"

    손학규호(號)가 시험대에 올랐다. 전날 치러진 10.27재보선 얘기다. 텃밭 호남에서 3위에 그치며 '참패'를 당한 민주당은 28일 선거 결과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겉으론 '초미니 선거 결과에 일일이 대응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내세웠으나 당 안팎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자성이 나오는 상황이다.

  • 특히 광주 서구청장 공천을 두고 '패배는 예고된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갈등을 빚었다. 여기에 지도부는 이 지역이 '텃밭'이라는 점 때문에 무사안일하게 선거를 준비했다는 지적이다.

    일단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이날 오전 손학규 대표는 입을 닫았고, 전날 밤 대변인 명의의 짧은 논평을 제외하고 당 지도부가 일제히 '침묵'했다. 그리고 오후가 돼서야 손 대표는 "호남에서 이번 선거 때 '민주당 후보라고 해서 우리가 당연히 찍는 게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시인한 뒤 "광주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큰 표 차이로 졌는데 섭섭한 마음보다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라고 덤덤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앞서 이날 이용섭 의원은 오전 당 회의가 끝날 무렵, 선거 참패에 대한 지도부의 '침묵'에 대해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한 뒤 "저는 광주에서 이러한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경고성 예고가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광주 서구청장 선거의 교훈을 새기지 못할 경우 차기 총선에서 '(호남) 빅뱅'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작심한 듯 마이크를 잡은 이 의원은 지난 6.2지방선거와 7.28남구 보궐선거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호남텃밭에서 고전하거나 참패한 일을 상기시켰다. 이 의원의 쓴소리가 이어지자 회의장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이 의원 말대로 민주당은 6.2지방선거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고, 7.28재보궐 당시엔 야4당 단일후보였던 국민참여당 후보가 자당 후보를 위협하며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다.

    이번 재보선 공천이 박지원 원내대표 체제 하에서 진행된 탓에 그나마 손 대표 책임론이 덜하다는 말도 나왔으나, 취임 이후 첫 시험무대에서 재보선을 지휘한 손 대표의 초라한 성적표는 향후 그의 리더십을 흔들 수도 있어 보인다.

  • ▲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 캡처
    ▲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 캡처

    이와 관련해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텃밭 참패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글이 이어졌다.

    아이디 '전 민주당원'은 "결국 민심을 모르고 치른 선거의 결과라는 것을 깨우치기 바란다. 수십년째 이런 문제로 말도 많고 한데 정작 공천 할때는 뒤에서 밀실 야합하여 공천하고 있는 민주당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 네티즌은 "이제는 한나라당이 더 개방적인것 처럼 보인다"며 "민주당도 특단의  결단을 할 때"라고 질타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같은 시대는 안온다 정말로 깨우치고 느끼고 바랄 뿐이다"고도 했다.

    '민주당'이라는 네티즌은 "국회의원님들 '우리가 남이가'라는 버르장머리 안고치면 다음에는 당신들 까지 깩깩"이라고 비아냥댔고, '광주'는 "정신똑바로 차려라, 똑바로 당정비를 다시하고 정통민주당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손 대표가 가장 큰 참패 책임을 가져야 마땅한데 남에게 떠넘기기?"라며 "광주서구에 공 들이고 수차례 들른 손 대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소나기)이라고 지도부를 질타하는 의견도 쏟아졌다.

    전날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선 무소속 김종식 후보가 37.88%로 1위를, 국민참여당 서대석 후보는 35.38%를 득표한 반면 민주당 김선옥 후보는 24.03%에 그쳤다.

    잇단 연패의 늪에 빠진 민주당에서 향후 어떤 식으로든 책임론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