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서 MB실명 33회 언급하며 비난연설문, '헛구호' '오만,독선' 등 공격적 어투로 채워선진 "남탓만 늘어놓은 어처구니 없는 연설... 눈감고 귀씻고 싶은 45분"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27일 국회 원내 교섭단체 연설 대부분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으로 채워졌다.

    박 원내대표는 45분간의 연설동안 직접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33회나 언급하며 불만을 쏟았다. 야당의 정부를 향한 비판은 이례적이지 않은 일이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치고 수위가 높고, 공격적이었다는 평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를 향해 "말로는 친서민정책, 공정사회를 외치지만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는 헛구호", "또 다시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의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 등 시종일관 공격적인 어투를 구사했다.

  • ▲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물을 마시고 있다
    ▲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물을 마시고 있다

    또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인 4대강 살리기에 대해서도 "4대강 예산은 서민예산의 블랙홀"이라며 "시민사회, 종교계 등과 4대강 대운하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작심하듯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그간 '청와대의 인사청문회 비공개 제안'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훼방꾼 발언' 논란 등으로 청와대와 감정싸움을 벌인 전력이 있는 박 원내대표가 검찰 사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실제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사회를 부르짖고 있지만 현실은 사정사회로 가고 있다"고 비난한 뒤 "'공정'의 구호아래 칼을 휘두르는 사정정국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직접적으로 칼끝을 겨눴다.

    특히 박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잇단 설화(舌禍)로 같은당 의원들로부터도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질타받은 상황에서 당 선명성 드러내기와 함께 자신의 설화 실책을 만회하기 위한 체스처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3당인 자유선진당이 가장 먼저 반응을 내놨다. 박선영 대변인은 "오늘 박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외눈박이 정권임을 만천하에 고백했다"며 "'남의 탓'만 늘어놓으며 남의 반성만 강요하는 어처구니없는 대표연설을 했다"고 혹평했다. "눈을 감고 귀를 씻고 싶은 45분이었다"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햇볕정책이라는 미명아래 민주당은 북한의 핵개발을 직접 도와준 정권 아니냐"며 "그런 민주당이 이제 와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남북 정상회담도 하고 퍼주기도 재연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이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도 이날 오후 "정부여당을 향한 편향적 시각과 근거 없는 정치공세가 반복돼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고 평했다.

    또 "일부 시민단체와 4대강 반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또 다시 야당의 전가의 보도인 장외로 나갈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우려한 뒤 "과거 구태의연한 말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