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되리라 전혀 생각 안해..모든 것 투명하게 공개못해"
  • 민주당 손학규(사진) 대표는 2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참석해 과거 몸을 담았던 한나라당엔 미묘하게 거리를 두며 '색깔 빼기'를, 둥지를 옮긴 민주당에는 한없는 애정 발언을 통해 '색깔 더하기'를 했다.

    특히 손 대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오래 전부터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 한이 없다"며 정치 롤모델로 꼽기도 했고, 한나라당 시절 고인을 비판한 것은 "정치적인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지키지 못할 일을 많이 한 것은 지금도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선 "지금도 일절 후회가 없다"고 잘랐다. 다만 "한나라당을 떠나면서 썼던 거친 표현이 잘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집,전기,수도 가스 요금 하나도 안내"
    "조그만 봉투 놓고 가는 분도 있어...정치현실서 다 투명하게 공개 못해"

  • 이날 손 대표는 자신의 춘천칩거 시절 '생활비'와 관련해 곤혹스러운 질문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손 대표는 지난 2007년, 15년간 몸담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대선경선과 18대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강원도 춘천에서 2년간 칩거했다. 그동안 사실상 '야인'으로 산 손 대표에게 '생활비'문제는 민감한 부분이다.

    '춘천 칩거 시절 지인의 집에 무상으로 들어가 산 것이 적절하냐'는 질의에 손 대표는 "그게 무슨 문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집뿐 아니라 전기 수도,가스 요금 하나도 안냈다"고도 했다.

    '춘천 무상 주택'에 대해선 "아주 오래된 관계는 아니지만 저와 같은 손(孫)가 집안 중소기업인이 춘천에 집 두개 가지고 있는데, 우연히 '어디 조용한 있을 데 없나'라고 물었더니 산기슭에 있는 집을 쓸 수 있으면 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도움 받는 모든 것을 다 하나하나 따지면 위법이 꽤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놓은 뒤 "춘천에 있다 보면 어떤 분들이 오셔서 과일이나 고기를 사가지고 오기도 하지만 조그만 봉투 놓고 가시는 분들도 있다. 제가 그것을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 현실에서 그러한 모든 것을 다 법대로, 또 모든 것을 공개 투명하게 못한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떳떳하지 못한 지원은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대화상대? 북 비정상적 체제라도..."
    "국회의원 연금법안, 품격유지 도움되는 제도"

    북한의 3대 세습체제와 관련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다"면서도 북한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을 대화상대로 인정할 지 묻자 "비정상적인 체제라고 하더라도 상대는 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어떤 경우에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자당 소속 의원들이 배추값 폭등으로 4대강 사업을 원인으로 돌린 데 대해서도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한 발 뺀 뒤 "혹시라도 민주당이 4대강 때문에만 배추값이 올랐다고 한 인상 주어졌다면 그건 저희 잘못"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또 네티즌의 공분을 샀던 '대한민국헌정회 육성법'(전직 국회의원에게 매달 120만원씩 연금을 지급하는 법안)과 관련 "기왕 제도가 만들어진 만큼 국회의원들이 현직에 있을 때도 '국민이 우리를 이만큼 대접한다'고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품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도"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