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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현안의 방향타를 잡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22일 저녁 천년고도 경주의 유적인 안압지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며 환율 문제를 논의한다.
21일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자들은 22일 오후 힐튼호텔에서 회의 공식개막과 함께 환율 문제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현안을 2시간 정도 논의한 뒤 자리를 안압지로 옮겨 저녁을 함께 하며 각국별 입장에 대한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다.
기존 재무장관회의 만찬에서는 30여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원탁테이블을 준비해 식사 도중 각 국간 이동이 힘들었는데, 안압지에서는 소형 원탁 7개를 준비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게 특징이다.
좌석 배치는 중앙은행 총재들과 재무장관.국제기구 총재를 분리, 각각 3개와 4개씩 테이블을 배정해 한 테이블당 7~8명씩 앉도록 배려했다.
이에 따라 회의 의장인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같은 테이블에는 회의 전반의 운영을 책임지는 스티어링그룹 멤버인 영국, 프랑스, 캐나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세계은행(WB) 총재 등이 앉게 되며, 김중수 총재 테이블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스티어링그룹 중앙은행 총재들이 자리할 예정이다.
나머지 테이블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배정됨에 따라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은 윤 장관이 앉는 헤드테이블 바로 뒤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만 참석하는 만찬인데다 전체 테이블 자체가 7개에 불과해 수시로 자유롭게 테이블을 옮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환율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조율이 안압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야외에서 한국 민속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탁 트인 마음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이 금리를 전격 인상해 환율 문제에 성의 표시를 한데다 미국 또한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안압지 회동'이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일부 관측까지도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천년고도인 신라에서 G20회의가 열리는 만큼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안압지로 만찬 자리를 잡았다"면서 "가장 운치있고 아름다운 곳에서 열리는 만큼 장관들도 편한 마음으로 주요 쟁점 의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조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