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류관 현지지도하며 “자라-연어요리도 봉사를”북 주민들 “풀죽도 못먹는데 무슨 넋빠진 소리”?
  • “주민들은 굶어죽는데 철갑상어가 웬 말?”
    김정일이 지난 17일 새로 단장한 옥류관을 현지지도하며 한 ‘말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일은 이날 새로 건설된 옥류관을 오랜 시간에 걸쳐 돌아봤다. 이 자리에는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최태복, 홍석형, 당중앙위원회 부장 김경희, 내각부총리 강석주, 국방위 부위원장 장성택 등이 동행했다.

  • ▲ 17일 옥류관을 현지지도한 김정일 일행ⓒ자료사진
    ▲ 17일 옥류관을 현지지도한 김정일 일행ⓒ자료사진

    통신은 “김정일이 인민의 봉사전당인 옥류관은 인민들의 식생활을 향상시키고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더욱 높이 발양시키는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일이 옥류관에서는 민족요리는 물론 자라, 연어, 철갑상어, 메추리, 왕개구리 요리를 비롯한 각종 요리들을 만들어 봉사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중 연어와 철갑상어는 김정일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인민보위부는 매년 자라 피가 장수에 좋다고 김정일의 생일 전에는 해마다 병력을 동원해 대동강에서 수천마리씩을 잡아 바치고 있다는 것이 인민보위부 출신 탈북자의 증언이다.
     
    이 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북한 주민들은 “더없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라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데일리NK는 “북한 주민들에게 옥류관의 의미는 북한의 선전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며 “평양시민을 제외한 북한 주민들은 옥류관을 가본 것 자체가 동네 자랑거리일 만큼 머나먼 존재”라고 말했다. 일단 지방 사람들은 평양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모처럼 평양 방문길에 오른다 해도 옥류관 냉면 '공급표'를 손에 넣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평양시민들이라고 해도 옥류관이 판매하는 냉면 공급표는 간부들이 무더기로 빼돌리기 때문에 서민들이 구매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것. 데일리NK는 평양 시민들이 선교각, 연못각, 평양면옥 등을 자주 찾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함경남도 신포의 한 소식통은 “농장의 농가들이 수확기가 되어도 풀죽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올해는 폭우와 폭염에 감자나 보리, 옥수수가 잘 나지도 않고, 그나마 썩어버리는 통에 굶는 주민들이 태반”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은 “하루하루 연명도 어려운데 옥류관 연어니 철갑상어니 하는 소리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탈북동포들은 “그런 요리들은 북한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것들”이라며 “김정일의 북한주민들의 굶주림을 전혀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북한이 1%의 귀족을 위한 나라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