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소명 하룻만에 미국으로 "해외투자자들에 상황 설명 필요"
  •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관련 중징계 통보를 받자 급거 귀국했던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신한금융측은 라 회장의 재출국 배경에 대해 "최근 상황과 관련, 주요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라 회장이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1대 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의 미셸 페베로 회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기간에 예정됐던 면담이 무산되자 재면담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만이 팽배해 국제적인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면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라 회장은 당초 지난 2일부터 27일까지 주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지난 7일 금감원이 중징계 방침을 통보하자 8일 급히 귀국했다.

    라 회장은 지난 주말 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한 소명자료를 준비한 뒤 1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경영 공백이 없기를 희망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라 회장은 미국 뉴욕과 보스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등을 방문해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한 뒤 27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라 회장의 출국이 정치권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뤄져 일부에선 도피성 해외방문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