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노벨물리학상에 빛나는 그래핀(Graphene)은 전자 이동 속도가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이상 빨라 '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안드레 가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는 지난 2004년 스카치테이프를 이용, 여러 개의 탄소층으로 구성된 흑연(Graphite)에서 아주 얇은 한 겹의 그래핀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하는 논문을 세계적 권위지 사이언스에 발표했고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그래핀은 쉽게 말해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과 화학에서 탄소 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인 'ene'을 결합해 만든 조어로서, 탄소가 육각형의 형태로 서로 연결된 벌집 모양의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는 물질이다.

    흑연은 탄소를 6각형의 벌집모양으로 층층이 쌓아올린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그래핀은 흑연에서 가장 얇게 한 겹을 떼어낸 것이라 보면 된다. 탄소동소체(同素體)인 그래핀은 탄소나노튜브, 풀러린(Fullerene)처럼 원자번호 6번인 탄소로 구성된 나노물질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고등과학원(KIAS) 계산과학부 손영우 교수는 "물리학 이론적으로는 1차원, 2차원 물질은 안정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를 뒤집어 상온에서 2차원 상태 그래핀을 실리콘 박막(기판) 위에 분리, 부착함으로써 그래핀의 특성을 확인한 점이 이번 물리학상의 의미"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나노튜브 등은 새로운 물질을 제조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가임, 노보셀로프 교수의 연구는 이미 이론적으로 존재했지만 실제 분리하기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그래핀을 분리한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핀의 특성은 지난 1927년 폴 디락에 의한 양자전기동력학 이론을 따르며 그 존재 가능성은 1947년 처음 예측됐다. 양자전기동력학 이론은 양자역학과 특수상대성 이론이 모순 없이 결합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처럼 스카치테이프 방법을 포함해 현재까지 그래핀을 생산하는 방법은 화학증착법(CVD), 실리콘 카바이드 절연체를 이용한 에피택셜(Epitaxial) 방법 및 환원제를 통한 화학적 방법 등 크게 4가지다.

    특히 그래핀에서의 전자는 질량이 없는 것처럼 이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에 사용하는 실리콘보다 전기 전도성이 100배 이상 빠르고, 외부의 전력 공급 없이도 휘거나, 누르거나, 진동을 주면 스스로 전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휘는 디스플레이기기의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구리보다 100배 더 많은 전류가 흐르고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단단해 지금보다 수백 배 이상 빠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전자소재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물질이다.

    이런 이점을 활용해 셀로판지처럼 얇은 두께의 컴퓨터 모니터나 시계처럼 찰 수 있는 휴대전화, 종이처럼 접어 지갑에 넣고 휴대할 수 있는 컴퓨터 등을 만들 수 있는 소재로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실리콘과 달리 반도체적 성격을 갖지 못해 향후 반도체적 성격을 띤 그래핀 소재 개발이 상용화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