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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격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누가 나를 죽이려고 고의적으로..."
"인생과 명예를 걸고 말한다" "생명을 걸고 말씀 드린다" (홍순영 전 외무부 장관)"내가 믿는 하나님을 걸고 맹세한다"(홍장희 전 스페인 대사)
외교통상통일부의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부 고위 공직자들이 4일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해 "하나님" "생명" "명예" 등 각종 단어를 쏟아가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특히 아들의 채용을 위해 외무고시 과목 변경 의혹을 받고 있는 홍순영 전 외무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잇단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여, 여야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아들을 요직에 보내려고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고, 홍 전 장관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나는 그렇게 천한 삶을 살지 않았다. 정직하게 사는 것이 제 인생의 모토"라고 반발했다.
이에 김 의원이 "뻔뻔하다"고 맞받았고, 홍 전 장관은 "난 양심을 걸 수 있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나서 "지나친 언행을 삼가달라"고 두 사람에게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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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부 전체회의 장면 ⓒ연합뉴스
이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1994년 홍 전 장관이 외무부 차관 재직 시절 특채 규정을 변경을 브리핑한 언론 보도와 외교부 대외비 문건을 제시하며 "(채용 규정 변경에)관여한 적 없다고 한 것은 거짓"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홍 전 장관은 또 다시 목소리 톤을 높이며 "기자회견 기억이 없다. (신문 내용은)나를 죽이려고 고의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격하게 반발한 뒤 "나의 인격을 걸고 명예를 걸고 답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계속해서 확대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자 홍 전 장관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뒤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며 "생명을 걸고 말씀을 드린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남 위원장은 "흥분하지 마시라"고 자제를 요청했고, 홍 전 장관은 "사람을 모욕하니까 흥분하는 거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박 의원이 "판단은 생방송을 통해 보고 있는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홍 전 장관은 "나도 인격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재차 불만을 쏟았다.
홍 전 장관은 다소 격앙됐던 자신의 답변태도가 문제가 될 것을 의식한 듯 회의 후반부에 "너무 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한 홍장희 전 스페인 대사는 자신의 신앙을 언급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딸과 사위가 외교부 5급 직원으로 편법으로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 전 대사는 '딸과 사위가 부정한 방법으로 특채됐다면 공정사회를 위해서라도 사표 내라고 해야 하지 않는가'란 박 의원의 질의에 "내가 믿는 하나님께 맹세할 수 있다. 전혀(특혜에 관여) 한 바 없다"고 답했다.
홍 전 대사는 또 '사회 정의와 공정사회를 위해서라도 딸과 사위에게 사표를 내라고 해야 한다"라는 요구엔 "내가 걔네(딸과 사위)의 인생에 끼어들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입장은 아니다"고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