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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의 나이에 아이를 낳은 명자. 키울 능력이 없는 명자를 대신해 엄마와 이모는 명자 몰래 아이를 입양기관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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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회복의 길'에 등장하는 아들 브렌트의 어린시절
아이를 잃고 난 후 30년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살아온 명자는 아들 성욱(브렌트)이 그녀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입양, 그 후 30년을 기다린 엄마와 아들의 만남’을 그린 태미 추 감독의 다큐멘터리 '회복의 길(Resilience)'이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실제 입양아 출신으로 누구보다 이들의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었던 태미 추 감독은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보아 온 입양의 모습과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 없이 아들을 입양 보내야 했던 명자,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믿고 살아온 아들 브렌트. '회복의 길'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서로의 지나간 세월을 보듬어 가는 회복의 과정을 보여주는 웃음과 감동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동네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브렌트(성욱)는 이소룡의 친척이라는 소문을 들으며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고, 지금은 두 딸을 둔 아버지다. 자신의 출생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던 브렌트는 첫째 아이가 병을 앓게 되자 의료상의 이유로 친모를 찾게 되고, 그녀를 만나러 담담한 마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아들에게 죄인 같기만 하던 엄마 명자는 쿨하게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아들 브렌트에게 그간 못해준 엄마로서의 정을 모두 쏟아내고 싶다. 30년 만에 자신을 낳아준 친엄마를 만난 브렌트는 폭포같이 쏟아져 내리는 그녀의 사랑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싫지 않다. 하지만 브렌트와 명자 두 사람 모두 지난 3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일이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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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멘터리 '회복의 길'에 등장하는 엄마 노명자의 젊은시절
서로에게 내색할 순 없지만 마음만큼 넉넉치 못한 경제적 문제와 각자 안고 있는 가정의 문제 때문에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다.
영화는 두 사람이 재회한 후, 어떤 과정을 통해 그간의 시간을 짐작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설계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눈물 나는 감성으로 그려낸다.
“자식을 입양시키고 죄인처럼 사는 엄마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었고, 입양아들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어요”
태미 추 감독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입양아들이 분노나 원망에만 사로잡혀 살지는 않는다는 것, 오히려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그리고 실제 자식을 입양 보낸 많은 어머니들이 얼마나 큰 상실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일들에 관한 사회적 책임은 무엇인지에 대해 '회복의 길'을 통해 이야기한다.
입양으로 인해 생이별을 해야 했던 부모와 자식이 고통과 시련을 겪고 난 뒤 더욱 단단해진 관계로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다큐멘터리 '회복의 길'은 9월 30일 씨네코드 선재에서 개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