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맛비 홍수에 조마조마 비상근무를 했던 4대강추진본부가 큰비가 잦아들자 이번엔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고 있다.
호우가 내습했던 주말 방송보도 때문이다. 지난주 후반부터 전국에 뿌리던 장맛비에도 다행히 4대강 사업 현장 수계에 영향을 줄 지역이 큰 비가 비켜간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렸었다.
-
- ▲ 낙동강에 물이 불기전 가물막이 안에 양수기로 물을 채우고 있다. ⓒ 뉴데일리
그러나 방송뉴스 화면과 일부 매체 보도에선 ‘거대한 홍수가 보 현장을 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일만한 장면이 이어졌다.
SBS는 17일 8시 뉴스에서 “낙동강 함안보 준설토 투기장에 설치한 수로를 통해 부유물 덩어리가 낙동강 본류로 흘러들어 간다”며 한 환경단체 관계자의 말을 빌어 “식수원을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가물막이를 철거하지 않아서 합천보, 함안보 건설현장이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보 건설현장 화면을 내보냈다.
그러나 4대강추진본부는 “배수로는 집중호우시 적치장에서 물이 잘 빠져 나가도록 임시로 설치한 수로이고, 낙동강에 발생된 거품은 집중호우에 통상적으로 생기는 것이지, 준설토 공사로 생긴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 ▲ 물이 불어 함안보 현장 위로 물이 흐르고 있는 장면을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뉴데일리
가물막이(임시 물막이)를 철거하지 않아 침수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에 관해서는 터무니없다는 설명이다.
추진본부는 “이 곳의 가물막이는 당초 설계당시부터 철거하지 않도록 계획한 것으로서 침수피해가 아니고, 홍수시 물이 가물막이 구역으로 넘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본부 관계자는 “가물막이 구역 안은 큰비가 오기 전 17일 새벽부터 미리 물을 채워 강물이 잘 흐르도록 조치했었다”고 설명했다.가물막이는 보 건설을 위해 수백m의 벽을 쳐 강물을 막아두는 시설로, 그 안에서 보 콘크리트 기초공사를 위해 강바닥을 파내고 보 기둥 구조물을 올리게 된다. 13개 보 건설현장은 이미 가물막이를 철거하고 완전히 물을 흐르게 했지만 일부는 철거하지 않고, 안에서 필요한 작업을 했었다. 대신 홍수가 져 물이 불면 가물막이 구역으로 물이 흐르도록 물막이 벽을 낮게 잘라둔다.
-
- ▲ 19일 수자원공사 현장 관계자들이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인 경남 합천군 청덕면 합천보 공사현장에서 보트를 타고 합천보를 둘러보고 있다. ⓒ 뉴데일리
물이 벽을 타고 넘어 지나갈 때 물이 텅빈 세수대야 같은 가물막이 안으로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면 흐름이 방해받고, 안에 흙이 파여나갈 수 있으므로 양수기로 서서히 물을 미리 채워두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이정기 사무관은 “합천,함암보 등에 미리 물을 채우는 작업을 했다. 함안보 등엔 일기예보 단계에 따라 미리 양수기로 물을 채워 깊은 곳은 이미 물에 잠기게 했고, 물막이를 넘쳐 들어오는 강물의 충격을 줄였다.”며 “물이 없어야 할 곳에 강물이 덮쳐 수몰된 것이 절대 아니고, 애초에 물이 넘치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해양부는 또 “준설토 유실로 인해 곳곳에 모래톱이 형성되었다”는 MBC 등의 보도와 관련 “모래톱은 가물막이 하류에 설치,운영중인 구간의 침사지(준설 흙탕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본류 옆으로 둑을 쌓아 낸 시설)의 둑이 수위가 낮아짐으로 드러난 모습”이라며 “도리어 준설로 수위가 낮아진 때문이고 평상시에도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정기 사무관은 “일부 방송에 강변 비탈면도 무너져 내렸다고 하는데 호우때 물이 잠기는 하천 고수부지에 난 임시도로의 경사면이지 본선 제방이 아니다”라며 “더도 말고 있는 그대로만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공사 현장의 한 관계자도 “비 대비도 바쁜데 촬영한다고 현장에 와서 신경 쓰였는데, 부분적인 화면으로 마치 대규모 수해가 난 것으로 오해하게 하는 보도를 냈다”며 어이없어 했다.
그는 또 “물을 채우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 큰일이나 났는 줄 알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일을 못할 정도”라며, “잠수함이 물에 잠겼다고 문제 되냐?”며 "물에 잠기게 설계된 곳으로 물이 지나가는 건데 수몰됐다고까지 표현하는 건 너무하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