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산강 주변 주민들이 또한번 애를 태웠다. 지난 주말 호우특보까지 내려 영산강 본류 근처 나주, 함평, 곡성 등 전남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어제 200mm가 넘게 왔어요. 200mm에도 수위가 간당간당하니 준설을 더 해야하는 거예요”

  • ▲ 승촌보 건설 현장 인근 주민들이 보 구조물까지 잠길 정도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난 강을 불안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 뉴데일리
    ▲ 승촌보 건설 현장 인근 주민들이 보 구조물까지 잠길 정도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난 강을 불안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 뉴데일리

    나주시 영산동 영산강 제방 변에서 영산홍어 식당을 운영하는 김창원 씨는 지난 주말 식당앞 불어난 본류를 보며 4대강 사업을 진작에 했어야했다고 되뇌었다.

    “13년간 시장 도지사를 찾아다니며 강바닥을 준설해 홍수위를 낮춰야한다고 한 게 바로 이 때문이에요. 일기예보만 들으면 조마조마해요”

    홍수위란 홍수 위험이 되는 수면의 높이다. 강바닥을 파내면 물이 흐르는 시작점이 낮아지니 자연히 홍수위도 낮아지는 것이다.

    “영산강 관리수위가 312mm입니다. 이 말은 312mm의 비가 오면 홍수위까지 넘쳐 위험하다는 겁니다. 작년에도 60년 만에 한번 오는 가뭄으로 제한급수까지 됐다가 며칠 뒤 400mm가 넘는 비가 오는 바람에 본류 옆에 있는 저희 집 1층이 잠겼습니다.”라며 준설을 서둘러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원 씨의 식당은 나주대교옆으로 영산강 사업구간 승촌보 현장에서 가깝다.  퇴적이 심하고 잡초와 잡목이 숲을 이룬 강바닷 사이로 물이 실개천처럼 흐르다 비가 한번 오면 이렇게 갑자기 한강을 이루는 영산강 본류를 안마당처럼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며칠전 한 라디오방송 토론에 참여했는데, 반대측으로 나온 환경단체 관계자가 ‘치수대책이 98%나 끝나 4대강사업이 필요없다’는 식으로 우겨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1년에 몇번씩 본류가 넘칠까 애태우는 곳에 사는 내가 증인으로 토론하는데도 무조건 우기고 봅니다”라고 현실을 모르는 반대론자들을 비판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현재 함평 237㎜를 최고로 광주 광산 214㎜, 담양 202㎜, 무안 201㎜, 광주 188㎜, 흑산도 184㎜, 곡성 164㎜, 나주 163.5㎜, 순천 158㎜ 등 대부분 지역에서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 ▲ 승촌보 건설 현장 근처에 있는 학산교. 9m까지 수위가 올라 범람할듯 위태롭다. ⓒ 뉴데일리
    ▲ 승촌보 건설 현장 근처에 있는 학산교. 9m까지 수위가 올라 범람할듯 위태롭다. ⓒ 뉴데일리

    광주. 전남 지역에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주택과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함평군 학교농공단지 앞과 집중호우가 바다 만조와 겹친 무안군 해제면 등에서는 농경지 110㏊가 물에 잠겼다.

    승촌보 건설현장도 첫 폭우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양건설 이준범 부장은 “관리직원 20명이 밤을 꼬박새우고 대비했다. 지난달 말 보 구조물을 둘러싼 임시 물막이를 철거했고, 그 옆으로 물길을 확장한 유수전환로로 원활하게 물이 흘렀다”며 보 공사 후 처음으로 맞은 큰비를 잘 겪어낸 소감을 밝혔다.
    이 부장은 “현재 2m가량 준설한 곳도 있다. 전구간의 준설이 모두 끝나면 홍수 때에도 수위가 낮아지는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비가 내렸던 경남 지방의 낙동강 함안보가 건설현장도 아무런 피해없이 지나가 한시름 놓았다. 수자원공사 함안보 건설사업단 이상록 차장은 “주말 86mm가 내렸다. 임시물막이를 5미터로 낮추고 물을 채워 안심은 하면서도 30여명 관리직원이 한숨도 못자고 철야근무했다.”며 “이미 강바닥을 3.5m 가량 준설했기 때문에 그나마 바닥이 낮아져 폭우 수위도 내려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4대강 추진본부 김희국 부본부장은 “일부에서 걱정했던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적치된 준설토도 대부분 옮겼고 가물막이도 제때 높이를 낮추거나 철거했기 때문에 영산강 낙동강에서 물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