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 소동, 천안함 괴담에 이어 4대강 반대가 일몰(日沒) 광장의 쓰나미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정세균, 강기갑, 노회찬, 이재정 4인이 광장에 차려진 단상에 서서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군중을 바라보고 있는 저 모습. 효순이 미선이, 맥아더 동상, 평택 미군기지, 새만금, 천성산 도룡용, 그리고 이윽고 종교권력 등의 4대강 반대에 이르기까지. 가위 끊일 줄 모르는 봉기(蜂起)의 기획 시리즈다.
     민주당, 민노당, 친노(親盧), 진보신당이 연대하고, 반(反)체제 단체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종교권력들이 튼튼한 빽을 봐주고, 30년 동안 쌓아온 하이테크 선동술과 동원 노하우가 풀 가동 되고, 그야말로 총체적 앙상블이다.
     그러나 집권측은? 그들은 우선 변혁 운동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며, 그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 하는 ABC를 전혀 모른다. 그들은 그저 입신양명을 추구해 온 출세주의자들일 뿐이다. 기껏해야 태평성대 ‘정치 대기업’ 사원 타입이라고나 할까. 그들은 ‘정치 활동가’ 아닌 직업인들일 뿐이다.
     집권측은 또한 분열돼 있다. 예컨대 박근혜 계열이 과연 위기에 몰리는 이명박 계열에 대해 “저런 큰일 났네, 저러다간 우리도 공멸하겠네, 힘을 보태 구해 줘야지” 할지는 심히 회의적이다.
     반(反)좌파 세력도 한 덩어리가 아니고, 이명박 정권이 그런 한 덩어리를 강력한 보루로서, 전투역량으로서 끌어 모으고 엮어내야만 한다는 개념이나 인식이나 열망도 없다. 한 마디로 다수파 형성, 프로파간다, 동원(mobilization)을 핵심으로 하는 ‘정치 투쟁’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거나 방기한 집권측이다. 그렇다고 경찰 등 관군에 전폭 힘을 실어 주는 것도 아니다.
     이러니 게임이 될까?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떡도 못 먹으면서 굿이나 볼 도리밖에 없다. 어디 한 번 임자들끼리 혼자 잘 해보라고 하면서.
    왕년의 유행가 가락이 생각난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너를 알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