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이례적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15)을 목전에 두고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군사훈련을 대외적으로 공개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67대연합부대의 종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시기와 형식 면에서 모두 예사롭지 않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위원장이 태양절을 전후로 군부대를 시찰한 적이 종종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과학.문화예술.보건 일꾼 등 민간 분야 인사까지 대거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참관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선중앙방송은 "각종 지상포들이 목표물에 대한 강력한 화력타격을 개시했으며 쏟아지는 불소나기로 적진은 불바다로 변했다"고 전해 이번 훈련이 실사격 화력시범이었음을 시사했다.
    한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은 태양절이 지나고 인민군 창건일인 4월25일쯤 이뤄지는 게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이번 훈련은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군사훈련이 대외적인 무력시위 성격과 내부 결속 성격을 동시에 가진 것으로 분석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미국의 NPR(핵태세검토) 보고서가 새로 나오고 6자회담이 공전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는 가운데 군사 안보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무력시위로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까지 참석할 정도라면 최근 흐트러진 북한 내부 분위기를 다시 다잡는 체제 결속의 성격이 강하다"며 "대외적으로는 공격력을 과시했다기보다는 침범을 당했을 때 대응할 역량이 있다는 정도의 수세적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민간 참관인까지 대대적으로 동원한 이번의 `대형 군사훈련 이벤트'를 김정은 후계구도와 연결해 해석하기도 한다.
    작년 태양절을 맞아 북한은 대동강변에서 대규모 불꽃놀이 축제인 `축포야회'를 벌인 뒤 이를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해왔는데 이번의 군사훈련도 비슷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