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족에게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새벽 2시, 여주보 공사 현장의 불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제 곧 본격적인 철야에 들어갑니다. 우기(雨季)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5월까지 전력을 다해야 하거든요.”

  • ▲ 삼성건설 한강 살리기 4공구(여주) 박기원 소장 ⓒ 뉴데일리
    ▲ 삼성건설 한강 살리기 4공구(여주) 박기원 소장 ⓒ 뉴데일리

    현장소장이라기 보단 학자 같은 얼굴. 하지만 선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다가도 몇 번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현장사진을 짚어가며 이야기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현장 지휘자다. 진주와 통영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부터 부산 신항만 진입 철도까지, 말 그대로 국내 구석구석을 하나로 이어온 그다. 그런 그가 이제 4대강 물길을 우리의 생활과 잇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수십 년, 그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하나 있다. 바로, ‘스스로 떳떳한 사업’을 하는 것. 그는 “여주보가 완성된 뒤에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 스스로 만족하고, 가족에게 떳떳하게 내가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시공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장 사람들 역시 같은 마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제대로 된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엔 그의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무엇보다 근로자가 다치면 안됩니다. 국가적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떳떳한 사업이라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그는 산재사고를 당했던 사람들을 초청해 현장 사람들에게 사고를 당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얼마나 괴로운지에 대해 알려 안전사고를 미연에 철저히 방지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고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비롯해 근로자의 안전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현장소장인 그가 이렇듯 안전한 공사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공사 품질과 진행에 대한 자신이 이미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된다? 그건 4대강 계획과 전혀 반대인 결과잖습니까” 아무런 걱정 말라는 듯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그가 말한다. “준설공구 끝에 오탁방지막이 설치돼 있습니다. 주요 준설 구간에는 육상구간부터 준설을 마무리하고 그곳으로 물길을 돌린 뒤 반대편 공정에 들어갈 겁니다.” 또, 여주보는 전체가 가동보로 만들어 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구역에서도 물을 흘려보낼 수 있어 물길을 정체를 막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평균 2m 높이인 보 사이의 물 높이를 가운데 부분은 3m까지 늘려 흙이 쌓이는 현상을 막을 수 있게 했다. 물길이 멈춰있지 않게 돌린다. 공사를 위한 공사가 아닌 물을 살아 숨 쉬게 하기 위한 공사, 그게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상시 자동 수질 감지 장치와 탁수가 한 번에 많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온을 보존할 방침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장비위주로 공사가 진행했지만, 곧 150명의 현장 근로자의 수를 두 배로 늘린다.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100% 모두 지역 주민을 고용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20~30%의 근로자가 지역주민이지만 앞으로도 보조적인 역할에 있어서는 최대한 지역 인력을 고용할 방침입니다.” 만약, 외주 업체가 시공을 맡더라도 지역의 자제를 활용하게 된다. 여주보는 특히 레미콘 전체를 지역에서 충당하고 있다. 고용뿐 아니라 골자인 준설토양이 지자체 수익이 되는 것이다.

    “국가적 대사에 동참해서 기쁘게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그는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히 알고 있고,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만들어낼 여주보는 그의 가족 뿐 아니라 전 세계 누구에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