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주요 일간지가 4일 '한국 기업의 위기의식을 배우자'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대표적 경제일간지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이날 '세계로 약진하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배우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기,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이 저조한 반면, 한국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두드러지게 약진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강세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배울 점은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 신문은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평판TV, 휴대전화, 자가용 부문에서 세계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고 소개한 뒤 "지난해 일본 전자업계 영업이익 전망이 대표적인 9개 회사를 합쳐도 6천400억엔에 그쳤지만 삼성전자의 연결 영업이익은 약 8천700억엔이었고 LG전자도 3천300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비교했다.

    닛케이는 한국 기업이 약진하는 배경에는 원화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도 있지만 이뿐 아니라 ▲불황 속에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등 대담하고 신속하게 경영 판단을 했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판매 전략이나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아프리카를 포함해 신흥.개도국 시장을 빠짐없이 공략하는 해외 전략도 주효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한국 기업의 위기의식이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은 인구가 일본의 절반도 안 되고 경제규모도 약 5분의 1에 불과한 만큼 기업도 해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일본 기업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계기로 정부 주도로 대담한 사업 집약 정책을 시행한 결과 기업들이 과도한 국내 경쟁을 피하고 이익을 연구기관이나 설비투자,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는 점이나 최근 민관(民官)일체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사를 수주하는 등 정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처럼 글로벌 전략 산업 육성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평소 조간 2면에 사설을 2건씩 게재하는 닛케이는 이날 이례적으로 '한국 기업으로부터 배우자'는 통단 사설 한 건만 실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