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 "中, 논란의 소지 있는 금메달 따"

"25일(한국시각)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박승희, 조해리, 이은별, 김민정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대표팀이 실격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한국에서 '분노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이상은 '한국발 기사'가 아니다. 세계적인 통신사 UPI에서 이날 여자쇼트트랙 계주 경기 직후 보도한 기사의 머릿기사다.

UPI는 "China wins controversial gold(중국이 논란을 안고 있는 금메달을 땄다)"는 제하의 보도에서 "4차례 연속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이 이날 경기 5바퀴째에서 실격 처리를 당했다"고 전하며 "이번 판정은 한국에서 '분노의 물결'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UPI는 이날 경기 과정을 자세히 전하며 "한국의 김민정과 중국의 쑨린린(선린린)이 충돌을 빚은 뒤 결승선을 통과해 경기가 끝났지만, 심판진은 당시 상황을 리플레이로 돌려보며 오랫동안 상의를 한 끝에 한국팀에 실격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UPI는 "한국과 중국 보다 한참이나 뒤쳐져 있던 캐나다와 미국팀이 한국의 실격으로 인해 어부지리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AFP 통신은 이날 경기 내용을 소개한 기사에서 "실격 판정을 주도한 제임스 휴이시 심판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당시 '김동성-오노 사건'의 장본인이었다"고 밝혔다.

ESPN도 "Gold for Chinese team ; U.S. gets bronze"이라고 보도하며 "중국팀의 금메달로 미국이 어부지리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AP통신은 "한국의 김민정이 피니시 라인을 가장 빨리 통과했지만 중국의 쑨린린과 부딪힌 것이 실격판정으로 이어졌다"고 비교적 건조하게 기술한 뒤 "실격 판정이 발표되자 트랙 위에 있던 한국 선수들은 자신들의 국기를 빙판 위에 떨어뜨렸다"고 밝히며 당시 한국팀의 표정을 생생히 전달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