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문제로 불거진 한나라당내 계파갈등이 이 대통령의 이른바 ‘강도’ 발언에 대한 박 전 대표의 강한 반발을 계기로 점차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장 친이계 의원들은 그냥 넘어갈 사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부 의원 사이에선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 같다”고 하는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까지 등장했고, 친박계도 맞대응에 나섰다.

    먼저 친이 진수희 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이 대통령 비난은 세종시 원안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박 전 대표의 고집이 국익을 꺾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두언 의원은 일부 언론을 통해 “내가 뭐라고 했느냐. 박 전 대표는 과거의 제왕적 총재보다 더 하다고 그러지 않았느냐”며 “대통령한테 막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까 자신이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퍼부었다.

    정 의원은 또 “국민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다 불안해하는데 박 전 대표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택기 의원도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을 어른도 없고 예절도 없는 그런 ‘콩가루 집안’이라고 걱정을 한다”면서 “왜 이 사태까지 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그는 “어제 (친박계) 송광호 최고위원이 대통령 발언의 배경을 의원들한테 설명을 했는데도 그 부분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왜 그런 반응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지난 9일 충청북도 업무보고에 참석했던 송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일 잘하는 자치단체장을 지원해 주고 싶다는 뜻에서 나온 것인데 언론에 와전돼 보도가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익명을 요구한 친이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향해 “오만의 극치다”, “대통령을 공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박 전 대표가 청와대의 사과 요구에 “그 말이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대로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는 반응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사태가 이렇게 흐르자 친박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정현 의원은 뉴데일리와 만나 “청와대와 총리실, 국회, 그리고 주변 인사들까지 총동원되어 릴레이식으로 박 전 대표의 인신 비방하는 것을 보고 세종시 목적이 판을 깨자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매번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께서는 세종시 문제를 정책으로 접근하라고 했는데 측근들은 오직 박 전 대표 인신공격에 총동원되고 있으니 어느 쪽이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강도 발언 관련 반박을 ‘실언’으로 규정, 사과를 요구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낸 성명에서 “본연의 임무를 버려두고 여당의 전 대표를 향해 거친 화살만 날리는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자중자애하고 스스로가 그 자리에 합당한지 고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세종시 수정안 여론이 반전되지 않자 원안론자들에 대한 분풀이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며 “분란의 원인을 제공한 쪽에서 오히려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덧붙였다.

    홍사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직접 사과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미 유력 일간지에 강도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도가 됐고, 기자들도 그런 취지로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박 전 대표도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