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투트랙으로 진행하던 일반예산안과 4대강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30일에도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일반예산 부분에 있어 일부 협의가 이뤄진 부분을 포함해 자체수정 예산안을 자정까지 마련해 31일 예결위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31일 예결위를 열어 수정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반 예산안 협상과 관련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다”며 “양당간 의견 접근을 이룬 내용을 한나라당이 자체적인 수정예산안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예결위를 점거 중인 민주당과 단독처리 가능성을 시사한 한나라당간 물리적 충돌발생 예상시점이 일단은 31일로 넘어갔다.

    김 의원은 이날 막판 협상 결렬에 대해 “서로 의견이 접근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특히 민주당이 복지 분야에서 대폭 증액 의견을 제시했지만 한정된 재원 사정 등으로 의견접근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여야는 30조9000억원의 내년도 적자 국책발행 규모를 29조원대로 1조원 이상 줄이는 부분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반 예산 전체 규모 중 민주당은 5조원 이상을, 한나라당은 2조원 수준의 삭감을 주장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맞물려 있는 4대강 예산 협상도 사실상 결렬됐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박병석 민주당 예결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협상을 재개했지만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이견만 재확인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 이시종 의원은 “일반 예산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다 하더라도 4대강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예산을 처리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내일까지 합의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지만 합의가 안 되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다수결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치고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말해 양당 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예산안 처리 때까지 의장석을 지키겠다”며 밤새 본회의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사실상 의장석 점거사태를 사전 방지하면서도 여야 간 협상처리를 재차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