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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르 시티. 세계 석유매장량의 11%를 보유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가 지난 2008년부터 건설하고 있는 '탄소제로' 녹색도시다. 세계 3위 산유국이 석유 한 방울 쓰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도시 건설에 세계 최초로 도전한 것. '마스다르'는 아랍어로 '원천(source)'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아부다비 미래에너지공사의 명칭이기도 하다.
'세계 에너지시장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석유 비중 축소 및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아부다비에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고민이 마스다르 시티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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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아부다비미래에너지공사(마스다르)를 방문해 술탄 알 자바(오른쪽) 사장의 안내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UAE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오전 시간을 쪼개 예정에 없었던 마스다르 시티를 찾았다. 녹색행보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 열쇠를 쥐고 있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가 설립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공항까지 영접 나온 모하메드 왕세자와 만나 "왕세자께서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해 저탄소에너지 그리고 'NO 탄소 도시'인 마스다르 시티를 만드는 미래지향적 정책을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면서 "산유국 중 아부다비가 가장 먼저 시작하고 있다. 생각하기는 쉽지만 실천에 옮기기 힘든 일을 해낸 것은 추진력과 리더십의 힘"이라고 호평한 바 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에 대해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만들고 있다기 보다는 '산유국이어서' 만들고 있다"면서 "원유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도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산업 다각화 차원에서 새로운 분야의 투자를 시작하고 있는 셈"이라고 답했다.UAE 왕세자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산유국임에도'아니라 '산유국이어서' 건설"
마스다르 시티는 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7㎢규모로 아부다미 공항과 인접한 사막에 건설되고 있다. 인구 5만명이 거주하며 1500개 기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시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폐기물 발생도 제로화하는 혁신적 목표에 따라 총 220억달러를 투자,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곳에는 8만3000개의 태양광 전지패널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10Mw 짜리 태양광 발전소가 이미 건설됐고, 한국 기업만 참여하는 한국 단지인 '코리안 클린 테크놀로지 클러스터'가 이미 20만 평 배정돼 있다.이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술탄 알 자바 마스다르 시티 사장이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자 "산유국인 중동국가로서 미래를 앞서나가는 생각을 갖고 대비하는 데 경의를 표한다"면서 "기후변화에 대비해 저탄소 성장하는 것은 아부다비뿐 아니고 지구적 목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식경제부와 UAE ADFEC(마스다르 시티 구축과 개발을 담당하는 국영회사)는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재생에너지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 공동 세미나 등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 한국기업의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 참여 지원 △ 세계미래에너지회의 2010에 한국 정부와 유망기업이 참여하는데 협력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