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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만 되면 점거에 농성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그야말로 공성전을 방불케 하는 여야 간 다툼이 벌어지는 곳이다.
17일 예결위 회의장에서도 어김없이 구태가 반복됐다. 민주당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여야 간 몸싸움을 벌이다 심재철 예결위원장이 주먹으로 단상을 ‘쾅 쾅 쾅’ 내리치며 정회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4대강 예산삭감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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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자 심재철 위원장(한나라당)이 실랑이를 벌이다 정회를 선포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수조정소위에 목을 매는 이유는 사실상 이곳이 예산을 최종 점검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각 상임위를 거친 예산안은 예결위 정책질의와 부별심사를 마치면 최종적으로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조정소위원회’(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 증액 또는 삭감 작업을 벌인다.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소위는 한나라당 7명, 민주당 4명, 비교섭단체에서 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이들 13인이 최종 예산안을 결정하는 셈인 것이다. 일단 소위가 구성되면 다수인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쥐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이 소위 구성을 미루며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소위가 구성되더라도 협상의 여지는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이면을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정치적 협상은 이곳에서 이뤄진다고도 한다. 민주당에서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게 ‘4대강 사업 예산 삭감’임에도 각 상임위에서 의외로 쉽게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1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예산안을 두고 여야 간 정치적 협상을 벌이는 곳이 바로 계수조정소위”라면서 “일부는 내세우고 일부는 양보하는 식의 협상이 늘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소위에선 물밑작업을 통해 밀고 당기기가 반복한다. 하나를 양보하면 다른 하나를 요구하는 식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어차피 계수조정소위에서 4대강 예산이 최대한 삭감되도록 하면 된다”면서 “상임위에서 4대강 예산을 쉽게 통과시켜 준 것도 계수조정소위에서 최종 논의를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